[동아시안컵 결산②] '득점왕' 김신욱은 왜 3년간 침묵했나
입력 : 2017.1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도쿄(일본)] 박대성 기자= 김신욱이 2017년 동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다. 득점왕으로 자신의 가치를 완벽히 입증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김신욱은 붉은 유니폼만 입으면 침묵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핵심 선수를 꼽자면 김신욱이 들어간다. 대회 MVP는 이재성이 받았지만, 김신욱도 충분히 자격 있었다. 중국전 1골 1도움과 한일전 멀티골로 2연패의 파랑새가 됐다.

김신욱은 일본의 경계 대상 1호였다. 일본 축구 매체 ‘게키사카’의 아키코 사토 기자도 “일본 미디어는 김신욱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위협적인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일부 언론은 김신욱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 비교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의 평가는 옳았다. 김신욱은 발과 머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일본 수비를 위협했다. 높은 제공권으로 볼 소유권을 쟁취했고 1.5선으로 빠져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다. 이재성 등과 준수한 연계로 압박을 풀어 헤쳤다. 좁은 공간에서 감각적인 패스는 덤이었다.

경기 기록이 모든 걸 설명한다. 김신욱은 동아시안컵 3골로 대회 득점왕 자리에 올랐다. 한일전에선 멀티골로 2010년 이후 7년째 지속된 무승 징크스를 끊어냈다. 이 날 만큼은 ‘레반도프스키’라고 평가해도 될 부분이었다.

그러나 A매치 기록을 살피면 김신욱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2014년 1월 코스타라카와의 친선경기 이후 득점이 전무하다. 동아시안컵 활약은 3년 만에 맺은 결실이었다. 김신욱은 그 동안 왜 침묵했을까.

문제점은 김신욱 사용법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후반 포스트 플레이용으로 사용했다. 4-2-3-1 전술 아래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면, 소위 말하는 뻥축구로 전환했다. 김신욱의 큰 키는 롱 볼 축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 확인한 김신욱의 장점은 다양했다. 포스트 플레이 외에도 연계와 슈팅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최전방 포스트 플레이용로만 활용하기엔 쓰임새가 다양했던 셈이다. 올시즌 K리그에선 감각적인 프리킥까지 장착한 김신욱이다.

김신욱도 그 동안 활용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일전 승리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K리그 패턴대로 장점을 많이 살렸다. 과거에 답답했던 점은 지고 있을 때 들어왔다는 거다. 당시 역할은 헤딩 밖에 없었다. 단조로운 패턴에선 언제나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했고, 연계 플레이를 주문했다. 신 감독의 지휘 아래 김신욱은 한국판 레반도프스키로 재탄생했다. 김신욱도 “다양한 플레이가 승리 요인이다. 신태용 감독님이 죽어가던 날 살렸다. 비디오 미팅에서 내 장점이 발이라고 강조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거침없는 김신욱의 날갯짓은 신태용호에 호재다. 손흥민-이근호 외에도 김신욱 조합을 고려할 수 있다.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의 4-4-2 전술 아래서 새로운 히든 카드로 성장하고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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