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역대 한일전, 그 짜릿했던 순간들
입력 : 2017.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도쿄(일본)] 박대성 기자= 숙명의 한일전이 곧 열린다. 이번 한일전엔 7년째 무승 탈출과 대회 최초 2연패가 달려있다. 어느 때보다 필승이 필요하다.

신태용호는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 한일전을 치른다. 현재 성적은 한국이 1승 1무, 일본이 2승을 기록하고 있다.

경우의 수는 없다. 한국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일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동아시안컵 트로피는 일본에 넘어간다. 신태용 감독이 “과정보다 결과를 가져오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다짐한 이유다.

한일전 역대 전적은 한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일본과 77회 맞붙어 40승 23무 14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무승 징크스에 빠졌다. 2011년 8월 친선 경기에선 0-3으로 완패했다.

신태용호는 7년전 찬란했던 순간으로 시간을 돌려야 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한일전에서 박지성과 박주영이 일본 골망을 흔들며 값진 승리를 얻었다. 선제골을 넣은 박지성은 유유히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활보하며 ‘산책 세레머니’를 했다.

산책 세레머니는 오래토록 기억에 남아있다. 2010년 사이타마 승리를 포함해, 팬들 가슴을 뛰게 한 한일전은 언제일까. 기억에 남는 3장면을 꼽아봤다.

■ 1997년 9월, 도쿄대첩



1997년 9월, 도쿄 대첩이라 불린 경기는 최고의 한일전으로 꼽힌다. 한국의 투지와 집중력이 극대화된 경기로 평가된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8분 만에 두 골을 몰아치며 일본 심장에 승리를 꽂았다.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만큼 경기는 치열했다. 일본이 홈 어드벤테이지를 활용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전반전에 한국을 몰아치며 선제골에 총력을 다했다. 한국은 김병지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후반 20분. 한국이 통한의 실점을 당했다. 일본은 한국의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만들었다. 일본 도쿄 국립 경기장은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일본은 수비를 투입해 지키는 축구를 시작했다.

한국은 총력전이었다. 차범근 감독은 서정원 투입으로 화력을 강화했다. 차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밀고 당기던 후반 38분, 서정원이 헤딩으로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상승 기류에 오른 한국은 막판에 이민성의 역전골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해냈다.

■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숙명의 라이벌이 런던 올림픽에서 다시 만났다. 조별리그도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올림픽 동메달을 놓고 운명의 한 판을 벌었다. 한국은 올림픽 역사상 축구 종목 첫 메달을, 일본은 44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었다.

경기는 치열했다. 양 팀은 거친 플레이로 서로를 압박했다. 후반전 데이터를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은 20개에 가까운 파울을 했다. 각국의 올림픽 축구 종목 역사가 달린 일이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박주영의 한방에 일본은 무릎 꿇었다. 박주영은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일본 수비 진영으로 몰고 갔고 유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끌어 올린 한국은 후반전에 일본을 더욱 몰아쳤고 구자철의 추가골로 값진 승리를 챙겼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에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은 올림픽 역사상 축구 부문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타르 땅에서 승리를 외친 올림픽 선수단은 모두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 2010년 5월, 박지성의 산책 세레머니



한국의 한일전 마지막 승리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 허정무호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한일전을 치렀다. 일본 대표팀은 사이타마에서 한국을 제물 삼아 성대한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을 가지려 했다.

그러나 ‘캡틴’ 박지성의 일본의 자신감을 무너트렸다. 박지성이 일본 진영에서 볼을 끊었고, 전력 질주했다. 일본 수비는 박지성 돌파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일본이 박지성을 에워쌌지만 효과는 없었다. 박지성은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세레머니도 압도적이었다. 박지성은 사이타마 경기장을 유유히 산책하며 관중 반응을 살폈다. 사이티마는 박지성 산책에 할 말을 잃었고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후 한국은 박주영의 쐐기골로 일본 출정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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