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박지성의 짧은 일침, 한국은 새겨 들어야 한다
입력 : 2017.10.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한국 대표팀은 기복이 매우 심하다. 반면 일본 대표팀은 체계적이고 새로운 선수도 종종 나온다. (일본 입장에선) 매우 좋은 현상이다.”

박지성이 한국 대표팀에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던졌다. 한국의 최근 행보는 총체적 난국이다. “기복이 매우 심하다”라는 표현이 단순 경기력은 아니다. 경기력은 체계적인 운영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한국은 어렵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유효 슈팅 0개, 최종 예선 2경기 무득점이란 성적표를 받았지만 목표는 달성했다.

그러나 외풍과 내풍이 한국 대표팀을 휩쓸고 있다. 최종 예선 직후 거스 히딩크 재부임설이 돌았다. 미디어의 갑론을박이 이어진데 이어 히딩크 영입 촉구 시위까지 불거졌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 위원장의 번복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공금 횡령 혐의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었다. 추석에 방영된 러시아, 모로코 2연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국 대표팀은 어떤 힘과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축사국(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은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는 배너로 쇄신과 개혁을 요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랭킹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은 FIFA가 16일 발표한 랭킹에서 6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로 나열하면 이란(34위), 호주(43위), 일본(44위), 중국(57위)에 이어 5위다. 사상 최초로 중국에 밀렸다.



신태용 감독도 현 상황에 고개를 숙였다. 신 감독은 “부진한 경기력을 인정한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11월부터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조직력을 구축하겠다. 내년 6월에 어울리는 로드맵을 만들겠다”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이후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온 박지성의 한 마디가 큰 울림이 됐다. 17일 ‘야후재팬’이 기고한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 기복이 매우 심하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대표팀의 현재를 묻는 질문인 만큼, 짧고 굵은 일침이었다.

일본 대표팀과 비교로 더욱 명확해졌다. 그는 “최종예선 초반에 패했고, 비판이나 불안한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B조 1위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 대표팀은 기복이 없다. 전력이 안정됐고 업다운이 심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시스템의 체계화였다. 박지성은 “일본 대표팀 운영은 체계적이다. 새로운 선수도 종종 나온다. 확실한 기반이 있어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굉장히 좋은 현상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 중국 참사 대참사에도 슈틸리케 감독 연임을 선택했다. 작년 12월 경질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연임이었다. 카타르 원정 2-3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리자 급하게 소방수를 투입했다.

지난 6월, 한준희 KBS 해설 위원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한 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장 좋은 골든타임이었던 2016년 연말을 놓쳤다. 3월에 대안 부재로 슈틸리케 유임을 선택했다. 이런 결과가 한국 대표팀 위기를 자초했다”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당시을 진단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기술위원회 일부 개편도 필요하다. 현재 기술위원회는 황선홍 감독, 서정원 감독, 김병지 해설위원, 박경훈 감독, 조영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 최영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조긍연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직 감독으로 팀 성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표팀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역대 기술위가 스포츠 생리, 심리, 행정 등 다양한 분야가 섞였던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직속 월드컵 전담지원팀이 신설된다. 보고 체계 간소화로 발 빠른 의사 결정이 될 예정이다. 월드컵까지 이제 8개월이다. 추락하는 한국 축구를 막기 위해서, 월드컵 이후 미래를 위해서 변화가 필요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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