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인터뷰] 광주의 '레전드' 여름과 '미래' 이희균이 꿈꾸는 승격
입력 : 2019.02.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양] 한재현 기자= 광주FC 유일한 원클럽맨이자 리빙 레전드 여름(30)은 그야말로 팀에 있어 큰 존재다. 단순한 원클럽맨이 아닌 중원에서 패스와 경기운영, 수비 가담까지 광주의 올 시즌 목표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는 선수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산하 유스팀인 금호고 출신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고, 대부분 즉시 전력감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큰 만큼 많은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다. 공격수 이희균(21)도 그 중 하나다. 그는 168cm/63kg의 작은 체격에도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와 마무리 능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프로에 막 발을 내민 이희균에게 레전드 여름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여름 역시 좋은 후배들의 합류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같은 팀이 됐기에 목표는 오로지 K리그1 승격이고, 지난 1월 1차 전지훈련지였던 전라남도 광양에서 수많은 땀을 흘렸다. 두 선수를 전지훈련지인 광양에서 만나봤다.

이하 여름-이희균 인터뷰 일문일답

- 광주에 입단한 소감을 먼저 듣고 싶다.
이희균(이하 희균): 어릴 때 광주에서 축구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이루게 되어 영광이다. 훈련할 때 형들이 도와주지만, 대학 때와 다른 긴장감이 있다. 경기장에서 뭘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힘들지만, 나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

- 선배 시선에서 본 이희균은 어떤 선수인가?
여름: 가진 게 많은 선수다. 본인이 경기 뛸 때 안 보인다 하지만, 당돌하게 잘 하는 것 같다. 키는 작지만 다부지고 볼도 잘 찬다. 결정력이 좋은 것 같다. 많이 기대된다.

- 반대로 선배의 첫 인상은?
희균: 여름이 형은 초등, 중학교 선배님이신 걸 알고 기분이 좋았다. 그 전에는 성격을 몰라서 걱정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팀 분위기 메이커로 많은 활력을 주시더라. 형이 동안이라서 몰랐는데 나이 들어보니 깜짝 놀랐다. 많이 도와주셔서 어렵지 않다. 열심히 해서 형의 말에 보답하겠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후배들을 많이 도와주는 것 같다.
여름: 시대가 많이 변했다. 빨리 적응 시켜서 도움이 되는 게 먼저다. 경기장에서 어떻게 허물없이 지내야 도움이 된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에 후배에게 강하게 다루는 선배를 봐왔고, 그 반대였던 선수들도 있었다. 각자 장단점은 있다. 제 성향은 후배들에게 편하게 해주되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 팀 분위기를 생각해서 쓴 소리는 해야 한다.

처음 운동장에서 하는 걸 낯설어 한다. 제가 먼저 다가가가 적응 시켜주려 했다. 쑥스럽더라도 운동장에서 악도 지르고, 후배들이 ‘여름이 형 파이팅’이라는 반말도 하면서 격을 없애주고 싶었다

-광주 레전드로서 보는 올 시즌 신인들에게 거는 기대는?
여름: 그래도 옛날에는 자유계약 1~2명만 기대됐다. 유스 선수들 중에서 선택 받은 애들이 올라왔다. 같이 운동하면 개인 능력은 있더라. 어느 하나 뒤쳐지지 않고 도움 될 것 같다.
(이희균을 보며)희균이가 초, 중학교 선배라고 롤모델로 잡은 것 같다. 형처럼 하면 망한다(웃음)
희균: 형처럼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여름: 너 잘 돼야지. 해외 진출도 해야 하고

-롤모델과 한 팀이 된 기분은 어떤가?
희균: 여름이 형이 초중학교 선배 인 건 알고 있었다. 대학시절 광주 경기 보면서 형의 등 번호 8번도 기억했다. 볼을 예쁘게 찬다고 생각했다. 여름이 형 이름이 기억에 남았고, 갈수록 관록이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형처럼 좋은 경험을 쌓고 싶다. 방에 와서 맛있는 것도 사주시곤 한다.

-유일한 리빙 레전드 보면서 드는 생각은?
희균: 정말 속마음은 광주 원클럽맨으로 계속 남아주셨으면 한다.

-후배를 보면 신인 시절 생각도 날 것 같다.
여름: 당연하다. 희균이는 콜업 되어 올라왔지만, 나는 어디서 찾아주지 않았던 선수였다. 겨우 연습생으로 들어왔다. 신인 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런 모습들이 안 나오게 조언도 많이 해주고 싶다.



-지난 2년여 동안 군생활(상주 상무) 동안 팀이 강등당하면서, 본인 공백이 크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여름: 마음이 아팠다. 팀이 더 좋은 무대에서 뛰어야 하는데, 2017년 광주 홈에서 골을 넣어 욕을 많이 먹었다. 스스로 이만큼 성장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뛰었다. 돌아왔는데 K리그2라 더 아팠다. 프로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속해 있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회는 없다.

-당시 동료들이 본인을 많이 찾았을 텐데?
여름: 그 때 주장이었던 (송)승민(포항 스틸러스)이와 (김)민혁(성남FC)이가 형 마음을 알겠다고 하더라. 빨리 돌아오라고 그러더라. 군대는 시간이 안 가기에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형 빈 자리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느낌이니까 좋았다. 근데 막상 두 사람은 없더라.

-전역 후 경기력이 안 돌아와 마음 고생도 심했을 것 같다.
여름: 많이 힘들었다. 상주에서 부상 당하기 전 폼으로 돌아왔다면 좋았을텐데. 나이를 먹고 부상 이후 몸 끌어올리는 건 힘들었다. 괜찮다 싶었는데도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Q.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이전 경기들이 힘들었고, 감독님 축구도 찾아가는 시기였다. 내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박진섭 감독 축구에 거는 기대는 어떤가?
여름: 전 아직도 배우고 있는 단계다. 많이 배우려고 하시는 스타일이다. 볼을 잘 차셨던 분이다. 스타일이 저랑 비슷하시다. 노하우나 상황마다 팁 같은 거를 많이 알려주신다. 이런 점을 배워 경기장에 나가면, 재미있는 축구다. 군 전역 전부터 배우고 싶었다. 제가 부족해서 그렇지 열심히 하고 있다. 희균이가 적응하기에는 잘 맞는 것 같다. 볼도 잘 차는데 느리지 않은 선수이다. 다양하게 활용될 선수다.
희균: 운동을 해봤는데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서 배우고 있다. 감독님께서 세밀하시고, 정확하게 알려주셔서 어려운데 재미있게 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승격인데 각오는?
여름: 팬들에게 기대를 드려야 하는 시즌. 무조건 승격해야 한다. 그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고 있다. 꼭 승격해야 내년에 전용구장에서 뛸 수 있다. 올해도 책임감 드는 시기다.
희균: 첫 프로이다 보니 아직 잘 모르겠다. 제 개인적으로 열심히 해야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노력하게 팀에 기여하다 보면 한 층 더 올라서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진=한재현 기자, 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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