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썰] 조성진이 밝힌 '91분 PK'...''신화용, 고맙다는 말밖에...''
입력 : 2018.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 중, 잠시 지옥을 다녀온 이가 있다. 후반 46분, 페널티킥을 헌납한 조성진이 그 주인공이었다.

수원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을 승부차기 끝(4-2 승)에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수원이 4강에 오른 건 2011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돌아보니 천국이었다. 수원에 2차전 90분은 매 순간이 지옥이었다. 1차전 3-0 승리를 기록했음에도 확신이 없었다. 전반 11분 만에 아드리아노에게 선제 실점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후반 6분 최보경과 26분 김신욱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자, 빅버드의 3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중 가장 지옥 같은 순간이 있었다. 0-3 상태에서 진입한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누가 1골을 넣든, 4강 확정 골이 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때 하필 페널티킥 상황이 나왔다. 후반 46분 김신욱이 공을 머리로 떨어뜨렸고, 아드리아노가 공간을 파고들었다. 순간 이를 놓친 조성진이 팔을 사용해 아드리아노를 막아, 파울이 선언됐다.



조성진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수원이 모든 걸 가져간 후였기에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김신욱 선수의 헤딩 후 세컨드 볼에 집중하자고 했는데, 아드리아노 선수의 움직임이 빨랐다. 순간적으로 놓치면서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지옥의 순간, 한줄기 빛은 신화용이었다. 수원의 NO.1 신화용은 아드리아노의 슈팅을 정확히 읽고 몸을 날려, 선방했다. 전북의 4강행을 막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결정적 선방이었다. 조성진은 “판정이 난 상황에서 (신)화용이 형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화용이 형을 믿었고, 그 믿음에 보답해줬다. 그 힘이 승리까지 이어졌다”라고 신화용에 대한 믿음과 고마움에 대해 전했다.

신화용은 신이었다. 조성진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후반 46분 페널티킥 선방에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김신욱과 이동국의 슈팅을 차례로 막았다. 그 결과 수원은 4강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조성진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라커룸에서) 마지막까지 다 챙겨줬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개인 짐 정리를 도왔다”라고 말했다.



조성진 스스로 만회한 순간도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수원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조성진이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송범근 골키퍼 손에 걸리긴 했지만, 굴절돼 들어갈 만큼 강력했다. 조성진은 “솔직히 코칭스태프에서 제게 기회를 줄지 몰랐다. 자신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스스로 이겨내자, 자신 있게 차자는 마음으로 찼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원의 4강 상대는 가시마 앤틀러스다. 당장 10월 3일 원정에서 1차전이 예정돼 있다. 조성진은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4강에 간 게 중요하다”며 “일본 팀들은 개인 기술이나 조직력이 상당히 좋다. 가시마는 쉽지 않은 팀이다. 조별리그 때보다 전력이 더 강해진 느낌이다. 더 준비를 해야 한다. 철저히 준비해,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라고 가시마와 4강을 자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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