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이슈] 징계까지 감수한 김도훈 감독의 ‘판정 항의’
입력 : 2018.03.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박대성 기자= “김승준의 퇴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김승준은 남을 해할 그런 선수가 아니다. 상대 선수를 밟을 정도로 인성이 나쁜 선수가 아니다. 김승준이 퇴장되지 않았다면 리차드도 무리한 파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격분했다. 김도훈 감독의 경기 종료 직후 소감은 “(판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였다. 억울함, 울분, 아쉬움이 뒤섞인 외침이었다. 울산은 후반 막판 1분 만에 2명 퇴장으로 안방에서 승점 3점을 내줬다.

울산은 19일 오후 2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제주유나이티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라운드를 치렀다. 울산은 전면 로테이션을 선택한 상주전 결과가 쓰렸던 만큼, 제주전 승리로 분위기 반등을 도모해야 했다.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제주를 밀어붙였다. 박주호의 조율 아래 오르샤, 주니오가 연이어 침투했다. 황일수는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제주 배후 공간을 침투했고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제주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제주는 조직적인 스리백으로 울산 공격을 틀어막았고, 이창민, 마그노 등이 울산 골망을 노렸다. 치고받는 한 판 승부. 양 팀 모두 승점 3점이 절실했기에 그라운드에는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다.

후반 41분, 울산에 변수가 생겼다. 김승준과 박진포 경합이 원인이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으로 건너가 상황을 살폈고, 김승준에게 레드카드 퇴장을 선언했다. 이후 리차드까지 퇴장됐다. 1분 만에 2명이 그라운드를 떠난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판정 직후 울산 선수단 얼굴엔 "왜?"라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논란이 될 만한 상황이다. 주심은 김승준이 박진포와 엉키는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팔을 밟았다고 판단해 레드 카드를 꺼냈다. 리차드 퇴장은 마그노를 낚아채 명백한 득점 찬스를 저지했다는 이유였다.

포인트는 고의성이다. 경기 후 김 감독의 “납득할 수 없다. 김승준은 상대를 해할 만큼 인성이 나쁜 선수가 아니다. 영상을 확인했는데도 도저히 모르겠다”란 분노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김승준이 발을 빼내는 동작을 취했을 뿐, 고의로 상대를 밟으려는 의도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고의성이란 기준은 판단에 따라 다르다.

김 감독은 “리차드 퇴장은 일부 인정한다. 그러나 김승준 퇴장이 없었다면 리차드도 무리한 파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리차드 퇴장이 김승준에 따른 나비효과라 주장했다. 김도훈 감독은 기자회견 이후에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울산 서포터즈도 김도훈 감독 울분에 동의했다. 김승준이 레드카드로 퇴장되자 “심판은 나가라”며 크게 분노했다. 경기 후에도 울산 팬들의 울분 섞인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믹스트존을 떠나는 선수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8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남FC 김종부 감독에게 3경기 징계 및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말컹이 퇴장 직후 항의가 이유였다. 연맹은 당시를 “김 감독이 상주와의 경기 종료 직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욕설을 하고, RRA(비디오 판독 구역) 안전바를 걷어차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부 감독 사례를 보면 김도훈 감독이 징계를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평소 김도훈 감독이 심판 판정에 크게 항의 하지 않은 점, 고의성 범주를 고려하면, 징계를 감수하고 외친 격분이다. 이에 제주전 김승준 퇴장은 정밀한 사후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의성’ 여부에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승준 퇴장이 삭감되더라도 울산 입장에선 아쉽다. 류승우 결승골에 따른 패배를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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