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우승이 아산의 존재 증명하는 길”
입력 : 2018.09.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산 무궁화 박동혁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전 승리 후 끝내 눈물을 흘렸다. 현재 구단이 처한 상황,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미안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핵심 미드필더 이명주도 박동혁 감독의 소식을 들은 듯했다. “마음이 아프다. 감독님 덕에 우리가 이 자리까지 왔는데,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더욱 의지를 불태웠다.

아산은 22일 부산과 K리그2 29라운드에서 김현과 안현범의 골을 묶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성남FC(승점 52점, 2위)를 밀어내고 승점 54점으로 선두에 등극했다. 동시에 3위 부산(승점 42점)의 추격을 뿌리치며 리그 정상을 향한 가속도를 냈다.

이명주는 전반 4분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김현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경기 내내 활발히 움직였다. 환상적인 터치, 패스, 경기 운영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이명주는 “현재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군인 신분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나와 동료 모두 정상에 오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승이 아산의 존재를 증명하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아산은 존폐 위기에 처했다. 경찰청이 올해부터 선수 모집을 중단했다. 선수 수급이 안 될 경우 내년에 14명만 남게 된다. 20명(최소 등록 인원)이 안 되면 리그에 참가할 수 없다. 구단, 연맹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다. 물론 아직 정해진 것도 없다. 때문에 선수들도 흔들릴 만했다. 그러나 투혼을 불살랐다. 마치 마지막 경기인 듯 그라운드에 모든 걸 쏟아냈다. 박동혁 감독이 눈물을 흘렸던 이유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담한 현실 속에.



이명주는 “박동혁 감독님은 늘 우리와 소통하고 잘 이끌어주신다. 경기 전에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자’고 하셨다. 전역을 앞둔 형들도 이를 악물었다. ‘남아야 하는 너희를 위해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꼭 이루자’고 함께 의기투합했다”며 위기를 잘 극복해가고 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명주는 “나도 처음에는 부상 없이 전역하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생활해보니 나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자유계약(FA) 신분, 원 소속팀에서 자리를 못 잡은 동료도 있다. 이곳에서 못 뛰는 선수도 많다. 모두가 힙을 합쳐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게 목표다. 아산을 위해 노력 중인 구단 관계자, 팬들을 위해서라도 나의 모든 걸 쏟아야 한다. 그것이 프로”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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