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결산①] 신태용호, 4-4-2에서 월드컵 해결책을 얻다
입력 : 2017.1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도쿄(일본)] 박대성 기자= 신태용 감독은 변화무쌍했다. 동아시안컵 3경기 모두 다른 전술을 사용했다. 최고의 효과는 11월에 가동했던 4-4-2 카드였다.

신태용호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정이 모두 끝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중국전 무승부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대회 최초 2연패 달성이란 달콤한 결실도 맺었다.

신태용 감독 목표는 도쿄 정벌이었다. 나리타 공항 입국 인터뷰에서 “일본에 좋은 기억이 많다. 현역 시절 일본에 패한 기억이 없다. ACL 우승도 일본에서 했다”라고 자신했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에서 승리하고 2연패 달성을 하고 싶다”라며 우승을 열망했다.

신태용호에 동아시안컵은 월드컵 테스트 무대였다. 이에 중국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마르셀로 리피 감독도 “한국은 아시아 1,2위를 다투는 팀이다. 우리는 실험적인 시도를 할 생각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와도 핑계 삼을 생각은 없다”라며 전력상 약체임을 인정했다.

신태용 감독은 울산 조기 소집서 담금질한 4-2-3-1을 선택했다. 염기훈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김신욱의 피지컬을 활용하려 했다. 전반전 중국의 이른 실점을 딛고 역전에 성공했지만 통한의 동점골로 승점 1점에 그쳤다. 여론은 22세 이하 중국에 흔들린 한국에 비판의 화살을 쏟아 부었다.

“결과를 가져오겠다”라던 북한전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전은 정말 결과를 위해 스리백을 선택했다. 유동적인 스리백이 아닌 전통적인 스리백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7위 북한에 사용하기엔 그리 적합하지 않았다. 행운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과정보다 결과.” 신태용 감독은 한일전에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러나 북한전과 판이하게 달랐다. 신 감독의 선택은 4-4-2 카드였다. 4-4-2 포메이션은 11월 A매치에서 플랜A로 자리잡은 전술이다. 한일전에서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승부사 다운 결정이었다.

장현수의 파울로 전반 3분 만에 실점했지만, 4-4-2는 완벽했다. 일본 공격은 한국 두 줄 올가미에서 갈 길을 잃었다. 한국은 김신욱의 피지컬과 준수한 발밑을 앞세워 일본을 몰아쳤다. 4점 차로 달아난 한국은 후반전에 산책 세리머니 여유까지 보였다.

4-4-2 포메이션은 한국에 맞춤형이었다. 김신욱은 이근호의 활동량으로 자유를 얻었고, 일본의 골문을 연이어 두드렸다. 이재성도 유려한 드리블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수비 전환도 빨랐다. 일본은 쉽게 한국 진영에 다가서지 못했다.

11월과 12월의 실험은 월드컵 플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신태용호의 4-4-2는 현재까지 가장 완벽한 전술이다. 1군 모두가 출전하진 않았지만,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도 “한국의 힘과 기술은 놀라웠다.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력이었다. 월드컵 수준이었다. 한국은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 신태용 감독도 남은 기간 동안 4-4-2 카드를 더욱 정밀하게 세공할 생각이다. 한일전 직후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지만, 러시아 월드컵 로드맵이 더욱 완벽해질 거라 믿는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월드컵을 향한 전초전이었다”라며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를 바라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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