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타자 박병호, 11년 전 이승엽 빙의 실패
입력 : 2019.1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박병호 방망이는 끝까지 허공을 가르기만 했다.

단기전에서 일시적 부진은 흔히 나오곤 한다. 하지만 그만큼 컨디션 안 좋은 선수는 재빨리 교체하거나 변화를 줘 감을 되살리는 데 주력하기도 한다.

그런데 박병호는 대회 내내 고정돼 있었다. 매번 4번 타순 자리를 지켰다. 김경문 감독은 "4번 타자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라며 "그저 묵묵히 힘을 실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11년 전 이승엽이 그랬듯, 박병호도 대회 전반 부침이 심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179(28타수 5안타)로 저조하다. 타점은 2개 쳤고, 홈런은 단 한 개도 안 터졌다.

그래도 여론은 박병호를 믿었다. 한국 최고 스타인 데다 4번 타자이니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승엽이 일본과 준결승, 쿠바 결승에서 2홈런을 쳐 한국을 구한 것처럼 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박병호는 끝내 부활하지 못 했다. 서울 예선라운드 쿠바와 경기에서 멀티히트(2)를 쳐 부활을 알리나 싶더니 이내 부담이 커졌다. 당시 박병호는 "잘 맞은 타구도 안 나오고 내가 부진했다고 본다. (4번 타자로 나서는 데) 사실 부담은 있었다"고 했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3-5로 져 대회 2연패 문턱 앞에서 좌절했다. 올림픽 출전권도, 대회 준우승이란 높은 성적도 올렸는데, 못내 아쉬움이 크다.

17일 경기는 일본 최정예 마운드와 붙게 돼 박병호 말고도 리그 수위타자 양의지도 0.087 타율에 머무는 등 여러 타자들이 고전했으나, 대회 내내 부진을 못 벗던 박병호가 무안타로 물러난 게 가장 뼈아프다. 덩달아 박병호에게 아무런 변화조차 안 준 김 감독의 뚝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약속의 8회도, 4년 전 9회 대역전극도 오버랩 못 한 한국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설욕을 노리는 처지가 됐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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