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의 심층분석] 변화의 중심, '손흥민 효과'
입력 : 2019.0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는 2019 UAE 아시안컵 기간 동안 신문선축구연구소와 함께 ‘신문선의 심층분석’을 연재합니다. ‘신문선의 심층분석’은 분석 자료의 질적 요소를 충족하기 위해 신문선축구연구소 자체 수집 자료를 포함하여, 국내 데이터 분석 업체인 (주)스포츠매틱스 및 AFC 공식자료 등의 정량분석 자료와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성분석을 가미하여 보다 깊이를 더할 예정입니다.

그야말로 '손흥민 효과' 였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중국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소속팀에서 출전과 장거리 비행 등으로 인한 체력과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주장 손흥민을 선발출전 시키며 반드시 승리하여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겠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와 마크 속에서도 전반에는 선제골이 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후반에는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추가골을 돕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대표팀 경기력의 변화를 불러왔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불러온 대표팀 경기력 변화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경기 분석 1 – 살아난 공격력, 세트피스에서의 강점과 질 좋은 공격전개

중국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 부임 이후,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패(1승 1무)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으나 이번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전반적으로 중국에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펼쳤다. 데이터 분석업체 '스포츠매틱스'가 제공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은 15분 간격의 시간대별 점유율과 패스 점유율에서 중국에 우위를 내주지 않고 전체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물론, 이전 2경기에서도 대표팀은 거의 8:2, 7:3의 점유를 보이며 경기를 주도하였지만 중국전은 점유뿐만 아니라 공격의 내용 또한 변화하였다.

대한민국은 17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5개를 기록한 중국에 비해 3배가 넘는 슈팅을 시도하였다. 중국은 유효슈팅이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대한민국은 유효슈팅이 7개(약 41%)에 달했고 황의조가 전반 22분 골대를 맞추는 등 위협슈팅도 8개(47%)를 기록하며 중국 골문을 위협했다.

슈팅과 관련하여 이전 경기와 달라진 점은 세트피스와 전진패스에 의한 슈팅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김민재의 코너킥 세트피스 헤딩골이 있었지만, 사실 지난 2경기에서 대표팀은 세트피스에서 슈팅을 많이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중국전에서 기록한 17회의 슈팅 중 41.1%(7회)를 세트피스에서 기록하며 세트피스에서 많이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다.

슈팅 세부사항을 분석해보면, 이전 2경기에서는 공격지역 내에서 주로 패싱 플레이 의해 슈팅(약 30% 내외)을 기록하였지만 중국과 경기에서는 패싱 플레이(11.8%)보다는 전진패스에 의한 슈팅(23.5%)을 늘리며 이전 경기보다 질 좋은 패스로 중국의 수비 뒷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고 분석된다.



또한, 지난 경기에서 지적했던 크로스에서도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총 10회(4/10회, 성공률 40%)를 시도하여 지난 2경기(필리핀전 3/30회 성공률 16.7%, 키르기스스탄전 5/19회 성공률 26.3%)에 비해 크로스의 숫자는 크게 적어졌지만 무차별적으로 시도하기 보다는 확실한 상황에서 크로스를 시도하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이용의 경고누적으로 선발 출장한 김문환은 오버래핑을 통해 두 차례 크로스를 모두 성공시키며 이용의 빈 자리를 잘 메워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김진수는 경기 내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크로스 성공률은 0%(0/4회, 0%)를 기록하며 정확하게 연결하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경기 분석 2 – 3경기 연속 무실점에 빛나는 수비조합

이번 조별예선에 대한민국은 김민재-김영권의 센터백 조합으로 3경기를 모두 치렀다. 몇번의 수비 실책이 있었지만 매 경기 90분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공격의 무게를 두었던 대한민국의 뒤를 잘 받쳐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중국전에서 수비에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상대를 몰아붙이면서도 주요 수비지표의 빈도가 높고 스코어가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수비지표는 일반적으로 수비를 많이 하는 팀이 주요 수비지표의 빈도가 많이 나온다. 따라서, 지난 2차전 경기에서도 사실상 경기를 주도한 대한민국보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비지표 빈도와 스코어가 높았었다.

하지만 중국전에서는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대한민국이 중국보다 주요 수비지표 빈도와 스코어가 높게 나왔다. 이는 대한민국의 공격은 중국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두드리면서도 중국이 공격할 때는 효과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 분석된다.



중국은 이번 경기에서 좌우 측면(크로스 3/17회, 17%)으로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하였다. 특히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진징다오(개인 크로스 1/6회, 17%)는 대한민국의 왼쪽 측면을 지속적으로 공략하였다. 김진수의 적절한 수비와 김영권의 커버 플레이를 통해 중국의 오른쪽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초반과 후반전 몇 차례 중국의 전방압박에 대해 탈압박의 어려움을 느끼며 빌드업이 다소 원활하지 못했던 모습들은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철학에 아직까지는 미흡한 숙제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 분석 3 – 동료들을 밝혀주는 조력자형 에이스, 손흥민

사실, 경기시작부터 끝까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중앙과 좌우 측면을 오가며 상대의 수비를 거침없이 흔들었다. 슈팅이면 슈팅, 패스면 패스로 토트넘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번 중국전에도 여지없이 나타냈다. 전반 초반 빼어난 드리블로 승기를 가져온 PK유도와 승리의 확신을 가져온 후반 김민재의 코너킥 헤더골 어시스트는 체력과 컨디션 논란에 대해 일축하며, 왜 손흥민이 대표팀에 필요한가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번 중국전에서 보여준 손흥민의 모습은 조력자형 에이스였다. 비록 슈팅은 최근 6경기 토트넘에서 기록한 평균 슈팅 2.16개(출처:후스코어드 닷컴)에 비해 많이 적은 단 1개에 그쳤지만 슈팅으로 이어진 키패스를 팀 내의 50%(6개)나 기록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6경기 토트넘에서 기록한 평균 키패스 수가 1.67개(출처:후스코어드 닷컴)임을 비교하였을 때 대표팀 경기에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움직임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로 상대지역에서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패스 성공률은 92%(36/39회)에 달했으며 1,2차전에서 같은 위치에 출전했던 구자철의 패스성공률(1차전 86.5%, 2차전 75%)을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후반 43분 교체 시까지 중국의 집중견제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6회의 탈압박에 성공했고 대한민국이 공격지역 내에서 얻은 5개의 파울 중 4개를 얻어내며 상대 위험지역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스스로 만드는 등 월드클래스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의 가치는 지공과 역습상황에서 뿐만 아니라 세트피스에서도 빛났다. 손흥민은 프리킥과 코너킥에서 총 10회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며 8개를 연결시키는 등 위협적인 세트피스의 시작점이었다. 손흥민이 시도한 10회의 세트피스 중 7차례는 공격으로 전개되었고, 직접적으로 슈팅으로 연결된 세트피스는 6개였다.

다만, 손흥민이 중국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전체 이벤트 대비 실책성 플레이(패스 및 볼터치 미스 등) 비율이 12.2%(6회)이 다소 높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먼저는 체력적으로 피로로 인한 현상으로 분석되나, 대표팀에 늦게 합류하여 다른 동료와의 호흡적인 측면이 부족했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손흥민이 차지하는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시차 극복, 컨디션 회복, 동료들과 협업 전술의 극대화 등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분 좋은 무실점 그리고 3승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한 일은 축하할 만한 일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에게는 남은 휴식기간 동안 부상선수 관리와 컨디션 회복, 전술 극대화가 요구된다. 앞으로 펼쳐질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매 경기 기쁨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제공=신문선축구연구소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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