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대체한 '후방 빌드업'달인 수비수.txt
입력 : 2018.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호주전에서 빌드업 축구는 구현되지 못했다. 기성용이 빠진 중원은 완급 조절에 실패했고, 전진 패스를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민재의 롱 패스 한 번이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18일 오후 5시 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11월 첫 번째 평가전을 치렀다. 48개월 만에 돌아온 호주 원정길에서 2015년 아시안컵 준우승 아픔을 설욕하려 했지만 1-1 무승부에 그쳤다.

최정예는 아니었다. 기성용, 손흥민 등 일부 유럽파가 제외된 상황에서 호주와 격돌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 입장에서 플랜A가 아닌 플랜B를 활용폭을 점검할 중요한 경기였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빠진 자리에는 황인범과 구자철이 투입됐다.

호주는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걸었다. 한국 진영에서 볼을 탈취해 선제골을 넣으려는 의도였다. 호주의 강한 압박에 한국은 갈 길을 잃었다. 전진 패스 비율보다 좌우 측면 패스 비율이 높았다.

중원에서 이렇다 할 공격 작업을 하지 못했고,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허리에서 볼 배급이 막하니 점유율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중반까지 호주에 주도권을 내준 이유다.

실마리는 최후방에서 나왔다. 황인범, 구자철 조합이 탈압박과 빌드업에 고전하자, 김민재가 키를 잡았다. 포백 라인에서 최전방으로 한 번에 볼을 배급해 공격을 지원했다. 간헐적인 전진으로 역습 빌미를 제공했지만, ‘후방 사령관’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전반 22분 득점 장면이 포인트다. 호주 진영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황의조는 김민재와 사인을 주고 받았고, 한 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민재의 롱 패스와 황의조의 골 결정력으로 경기장 분위기는 한국에 기울었다.

김민재 롱 볼 투입이 선제골이 되자, 호주는 라인을 내렸다. 골키퍼와 포백 사이로 떨어지는 장거리 패스가 신경 쓰여서다. 호주 ‘폭스스포츠’는 “황의조가 사커루에 한 방 먹였다”고 표현했지만, 그 내막엔 김민재의 최후방 빌드업이 있었다.

물론 2019 아시안컵 상대에 고전한 만큼, 기성용이 없는 빌드업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완벽한 중원 플랜B 조합을 만들기 전까지, 김민재의 ‘후방 사령관’ 역할은 당분간 대표팀의 공격 옵션으로 자리할 공산이 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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