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마치 황선홍처럼, 아시아 주름 잡는 황의조
입력 : 2018.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우리도 이런 공격수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킬러가 등장했다. 아시아를 주름 잡고 있는 황의조(26, 감바 오사카)가 그 주인공이다.

황의조는 한국 전임 사령탑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종종 받던 가능성 있는 공격수였다. 안타깝게도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성남에서도 하락세였다. 2017년 시즌 중 성남을 떠나 일본 J리그 감바로 이적했다. 예열을 마친 그는 이번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감바에서 아시안게임에 보내주기 싫을 만큼 의존은 심했다. 스승인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승선, 보란 듯이 인맥 논란을 극복하고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황의조의 플레이는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황선홍을 보는 듯했다. 당시 황선홍은 11골로 한 대회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황의조는 9골에 그쳤지만, 상대 수비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혼을 빼놓는, 확실한 마무리로 공격을 책임졌다. 황의조가 24년 전 그 길을 걸었다.

아시안게임에 한정된 게 아니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다. 10월 12일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최근 감바에서 6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역사를 썼다. 리그 15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있다.

벤투 감독의 황의조 호출은 당연했다. 17일 호주 원정에서 벤투 감독은 주저 없이 황의조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수세에 몰리던 전반 22분 문전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1대1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가져온 강력한 한 방이었다.

이후 한국은 안정을 찾았고, 경기를 잘 풀어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황의조는 전반 막판 세인즈버리와 경합 후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 나갔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석현준이 대신 들어왔다. 한국은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으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황의조가 있었다면 내용과 결과 모두 달라졌을지 모른다.

호주전에서 황의조의 득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주는 사실상 유럽이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아시아 팀들이 버거워하는 상대다. 충분히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그것도 단 45분을 뛰고. 다가올 아시안컵 승선 청신호를 켰다.

현재 황의조는 A매치 16경기에서 3골이다. 비교 대상인 황선홍은 A매치 103경기에서 50골을 기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웬만한 아시아 팀들은 사뿐히 밟고 다녔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기도하다. 황의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고무적인 건 우리도 믿고 쓸 확실한 원톱이 생겼다는 점이다.

황선홍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황의조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황의조는 문전에서 위협적이고, 위치 선정, 상대와 맞설 힘이 있다. 앞으로 충분히 대표팀 공격을 이끌만한 자원”이라고 칭찬하면서, “대표팀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나오기도 쉽다. 열심히 해서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황의조가 부상 없이 지금처럼 해준다면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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