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악착같이 멕시코에 부딪혀라, 분명 박수 받을 것이다”
입력 : 2018.06.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박대성 기자= 한국에 돌아갈 곳은 없다. 스웨덴전에 결실을 맺지 못한 만큼 반드시 멕시코를 꺾어야 한다. 20년 전,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했던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스웨덴전 승리로 멕시코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계획은 틀어졌다. 쉽지 않은 상대에 승점 3점을 받아내야 한다.

멕시코의 월드컵 목표는 8강이다. 1990년 월드컵 실격 후 6대회 연속 16강에 진출했지만 8강과 인연은 없었다. 멕시코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지휘 아래 조직적인 팀으로 발전했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1차전에서 꺾었다.

반면 한국 분위기는 어둡다. 스웨덴전에서 승점을 노렸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이후 페널티 킥으로 0-1로 패했다.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두 줄 대형으로 스웨덴을 상대했지만, 형태만 있을 뿐 날카롭지 않았다.

팔색조 전술, 빠른 역습, 일사불란한 전방 압박. 멕시코는 결코 쉽지 않은 팀이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기에 공략법은 있을 것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했던 김도훈 감독을 찾아갔다.

김도훈 감독은 1994년 우크라이나와의 친선경기에서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 대표 공격수로 성장한 그는 A매치 통산 72경기에 출전해 30골을 넣었다. 뛰어난 활약은 1998년 월드컵 승선으로 이어졌고 E조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전에 출전했다.

당시 한국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하석주의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로 3골을 연이어 헌납했다. 1998년 그 날은 ‘선수’ 김도훈에게도 안타깝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멕시코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멕시코에 관한 질문에 그는 “기술과 순간적인 발목 힘이 좋다. 멕시코는 높은 지대에서 볼을 찬다. 지금은 치차리토(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같은 선수가 있지만 자국 리그 경쟁력도 높다. 신체적인 조건이 작은데 FIFA 랭킹이 높은데는 이유가 있다”라고 답했다.

한국의 신체적인 능력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분명 멕시코는 까다로운 팀이다. 그러나 달리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신체 조건이 멕시코보다 좋다. 자신감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경쟁력이 있다”라며 신체적 우위를 활용한다면 보다 수월한 경기를 할 거라 전망했다.

20년 전에 어떻게 멕시코전을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어쩌면 현 대표팀에 조금의 힌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도훈 감독은 “월드컵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일반 경기와 다르다. 당시에 정말 많이 준비했지만 정보가 적었다. 유럽에서 뛰던 사람도 없었다. 그래도 자신감을 가졌다. 신체적인 조건에서 뒤질게 없다고 생각했다. 선수단도 하나로 뭉쳐 최선을 다했다. (이)상윤이 형은 기절도 했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월드컵 출전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개인적인 부분에서 말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결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악착같이 부딪혀 후회 없는 한 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1명 모두 하나로 뭉쳐 멕시코를 상대한다면, 분명 박수 받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투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우리는 그런 부분을 강조하던 세대였다. 공은 빠져도 사람은 빠지지 말자고 했다. 지금은 환경이 좋다. 투혼과 정신력이 함께 해야 한다. 조금의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 현 대표팀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1~2명으론 안 된다. 11명이 합심해야 한다. 국민들은 악착같이 하는 걸 원한다. 선수들이 그런 정신을 가지고 나가면 결과에 상관없이 박수 받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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