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정상 축구회담, 유럽의 축구는 00다
입력 : 2015.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국에서 축구라는 스포츠가 일상 생활에서도 화제가 되기를 바란다. 축구가 한국 사회에서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으면 한다.”(02.03. 울리 슈틸리케 A 대표팀 감독)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축국(蹴國)' 되기를 바란다. 축구가 우리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그런 사회를 말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유럽에 있다. ‘유럽 사람’들은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도 축구를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알베르토(이탈리아), 로빈(프랑스),줄리안(벨기에),일리야(러시아)도 입을 모은다. 우승국의 위엄을 자랑하는 다니엘(독일)이 없어도 축구로 이야기할 것은 넘쳐난다고. 그래서 '스포탈코리아'는 네명의 유럽 남자들과 함께 두시간이 넘도록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비정상 축구회담’을 가졌다.

1.세리에 A의 몰락, 프랑스와 러시아의 추격.(칠공주로 대변되던 세리에 A의 부침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럽축구연맹 리그 랭킹에서도 프랑스와 러시아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알베르토 한마디로 위기죠. 80~90년도를 돌이켜 보면 내로라 하는 스타들은 모두 이탈리아에 있었잖아요. 마라도나,플라티니,굴리트 등. 물론 지금은 아니죠. 잘하고 인기 있는 선수들이 모이려면 돈이 필요해요. 그런데 구단이 ‘회사’처럼 변하면서 그런 투자가 어려워졌어요. 어쩔 수 없는 변화기는 한데, 클럽을 수단으로 보니 리그는 침체가 되는거죠. AC 밀란이 대표적인 예죠. 사실 구단주인 베를루스코니는 정말 투자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정치와 사업을 병행하다 밀란에 대한 집중 투자가 어려워졌죠. 그래서 전문 경영인을 선임했고, 그 과정에서 밀란은 완전히 회사같은 느낌이 돼버렸죠. 옛날에는 수익이 적더라도 열정으로 가능했는데, 지금은 수익이 중요하다보니 구단의 정체성 보다는 수익 거래가 중요시되는 것 같아요.

요즘 유벤투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폴 포그바가 좋은 예가 될거에요. 포그바는 분명 떠날 수 밖에 없어요. 제가 유벤투스 팬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죠. 예전이었으면 절대 안 팔았을 텐데.. 지금이라면 주주들에게 수익을 줘야대서 팔아야 되는 상황이 됐죠. 애정과 취미가 ‘경영논리'로 변하다 보니 선수들이 빠지고 팀이 위기에 빠졌죠. 가장 안타까운 것은 파르마에요. 역사가 있는 클럽인데 거의 망한 상태죠. 톰마소 기라르디 전 회장이 팀 운영에 실패하고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니까...아마도 파산이 확실히 결정되면 세리에 D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전체적인 리그 분위기가 다시 살려면 투자의 방식이 제대로 자리잡는 시간이 필요해요.

일리야 제니트, CSKA 모스크바 같은 팀들이 발전하고 있어서 랭킹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니까요. 특히 제니트의 경우는 공룡기업인 ‘가즈프롬’의 엄청난 투자로 급 성장했죠.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안 좋은 시선들도 많아요.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일부 클럽들이 크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죠. 러시아 클럽이 유명 유럽 클럽에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요. 하지만 리그 자체에 대한 건전한 발전이 우선돼야 할 것 같아요. 아직 러시아리그는 해결해야 할 스캔들이 많아서 투자금을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랭킹은 숫자일 뿐이죠.

로빈 찌라시(?)라고 하나요? 요즘 리오넬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에 온다는 소문이 돌죠. 그런데 사실 찌라시라는 건 없어요. 결국 기자들도 사실에 근거를 하고 쓰기 때문이죠. 어디선가 그런 소스를 듣는 거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메시가 파리로 올 것 같다고 생각은 안해요. 하지만 그만큼 파리 생제르맹의 경쟁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영국서 첼시가 갑자기 성장했던것처럼 투자가 한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해요. 일리야의 말처럼 리그의 균형이 안 잡혀지면 결국은 더욱 클 수가 없기 때문이죠. 모든 클럽이 고루 성장해야 리그가 유명해져요. 고루고루 중계권료를 많이 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처럼요.(실제로 2016/2017 시즌 프리미어리그 꼴찌팀이 받게 되는 중계권료는 1억3천600만 유로이지만 지난 시즌 리그1 우승팀인 파리 생제르맹이 받은 중계권료는 4천660만 유로에 불과했다.)

2. ‘아벨라’, ‘제부시카’를 강추합니다.(남축팬들을 위한 질문. 이탈리아와 러시아를 가면 남심을 흔들 특별한 것이 있다)

알베르토 이탈리아 톱 모델 클라우디아 로마니가 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 화제가 됐죠. 물론 리그를 달굴 마케팅용으로 전락할 수도 있지만, 시도는 좋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가 있으니까요. 제가 축구했을 때도 여자 심판은 있었어요. 만약 로마니가 진짜 열심히 해서 프로 리그까지 올라가면 정말 유명한 심판까지 될 수도 있죠. 세리에 a에 여성 주심은 없었고 부심은 있어요. 여성 심판이 주심이 된 경우는 세리에 C1까지 인것으로 알아요. 이탈리아가 심판이 유명한 것으로 아시죠? 여자 심판은 이탈리아 출신이 최고라는 말을 들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탈리아 축구 여행을 오신다면 ‘아벨라(예쁜여성)’ 심판을 강추해요.

일리야 러시아에는 치어리더단을 운영하는 클럽들이 많아요. 특히 모스크바 쪽에는 자체적으로 치어리더 선발대회를 갖기도 하죠. 농구단과 함께 운영되는 CSKA 모스크바에서 시작됐는데, 타 유럽리그에 비해 대외적으로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게 특징이에요. 디나모 모스크바 같은 경우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미스 디나모’를 뽑기도 하죠. 선발된 이들은 구단 홍보 행사는 물론 봉사 활동에도 함께하며 이슈도 만들고요. 러시아에 오신다면 ‘제부시카(러시아어로 여자라는 뜻)’들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3. 인종차별의 원인은 무엇인가? (유럽축구는 인종차별로 골머리를 앓는다. 피부색으로 상대방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식의 응원이 대표적이다. 경기장에 투척된 바나나를 쿨하게 받아 먹은 FC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다니엘 알베스에서 시작된 ‘바나나 인증샷’ 열풍은 유럽축구의 암면을 꼬집는다.)

알베르토 자국내에서 인종 차별 사례가 많은 것은 사실이죠. 그래서 캠페인도 많이 하기는 하는데 완전히 뿌리 뽑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그런 훌리건 스타일을 보이는 축구팬들은 대부분 실업자들이에요. 그들이 ‘인종차별적인' 현수막을 만들고, 비하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은 모두 뒷 돈에서 나오는 거죠. 정작 그들은 인종차별이 뭔지도 모르고, 욕부터 하고 조롱을 하죠. 그래서 ‘인종차별’로 몰고가기에도 무리에요. 유벤투스의 백인 선수에게 훌리건 팬들이 돌을 던지는 것이 ‘인종차별’은 아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응원을 하거든요. 페루자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안정환 선수 같은 경우도 월드컵 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월드컵 이 후 화가난 선수들이 벌인 몰지각한 짓일 뿐이라 생각해요. 나카타, 나카토모, 혼다 등 아시아권 선수들 인기가 많죠. 아시아 선수들이 상업적인 이유로도 영입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실력이 좋은 선수들은 누구라도 사랑 받잖아요. 그래서 저는 또 한명의 한국 선수가 이탈리아로 와서 인종을 뛰어넘는 인기를 증명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차두리 선수를 원해요. 체력도 좋고 많이 뛰고 좋다. 몇년전이였으면 리그 톱 클럽에서도 뛸 수 있었을 거에요. (간절하게) 지금이라도 왔으면 좋겠어요.

일리야 지난 2012년에 안지 마하치칼라서 뛰던 크리스토퍼 삼바라는 흑인 선수가 있었는데, 일부 몰지각한 팬들 때문에 큰 이슈가 됐죠. 경기 중에 상대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팬이 바나나를 던지면서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했기 때문이죠. 그건 러시아 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은 사건이에요. 알베르토가 말한 것처럼 그것은 '러시아 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문제죠… 예전에 바르셀로나 수비수 알베스에게 바나나가 투척된 것도 같은 거에요. 그냥 그 사람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죠. 개개인의 문제가 전체의 문제가 되는 것은 정말 아쉬워요. 특히 러시아 스포츠계는 인종에 대해 완전히 열려있는 상황이에요. 한국 선수의 경우는 더하고요. 쇼트트랙 선수인 빅토르 안이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면서 그런 분위기는 더욱 커졌어요.

로빈 얼마전 첼시 팬들이 파리 생제르맹과 챔피언스리그 경기 후 지하철에서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불렀다는 기사를 봤어요. 정말 속된 말로 미친것이 아닌가 했어요. 프랑스는 특히 그런 부분에 더욱 민감하거든요. 저라면 겁나서 못할 것 같아요. 이런 일들은 축구팬들에 포커스를 둬야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문제로 봐야 해요.

줄리안 생각이 다르겠지만 유독 훌리건 성향이 짙은 나라가 있어요. 영국이나 독일 클럽들과 경기를 할 때는 유독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어요. 영국이나 독일쪽은 평범한 관중들도 술이 한 잔 들어가면 더욱 심해지는 성향이 있는데... 파리에서 생긴 이번 사건을 보면 더욱 그래요. 전체의 성향으로 보면 다르겠지만 훌리건적인 성향은 조금 더 심한 것 같아요. 다니엘(독일)이 없어서 하는 말은 아니에요(웃음)

4. 히든 클럽과 맛집을 추천합니다.(축구팬들에게 유럽 구단 투어는 필수다. 레알 마드리드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하지만 덜 알려진 작은 클럽의 투어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것이 평균의 클럽문화를 대변해 줄 수 있다. 이 후에 맛집까지 투어 한다면 더욱 금상첨화.)

일리야 제 고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요.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고로 하는 ‘루치'(러시아어로 햇빛이라는 뜻)'라는 팀이 있고요. 현재 2부리그 팀이기는 한데, 축구 열기는 뜨겁죠. 경기를 보시고 나면 러시아 맥주에 케비야나 칠림이라는 새우요리를 드시면 좋을 거에요. 칠림은 블라디에서만 서식하는 새우인데, 맥주랑 먹으면 기가 막혀요. 모스크바 사람들은 말해도 모르는 단어에요. 사전 찾아도 안나오는 음식인데, 블라디보스토크 오시면 꼭 맛보셨음 하네요.

알베르토 저는 베네치아 지역에서 태어났는데, 마을마다 축구 팀이 있죠. 저는 미라노라는 마을에 있는 '미라노'팀에서 뛰었죠. 한국과 비교하면 '송파구 팀' 같은 거죠. 조기 축구회의 개념은 아니고 세리에 D 바로 밑에 리그에요. 제가 선수로 뛰었을 때 월급 150만원 씩은 받았거든요.(웃음). 엄연히 선수였죠. 제가 유벤투스 팬이기는 하지만, 고향 팀을 추천하고 싶어요. 지역 음식으로는 sarde in saor라고 양파랑 식초 건포도 소스 만들어서 1주일동안 절여서 먹는 건데 정말 맛있어요. 보통 9유로정도 밖에 안하고요. 무조건 먹어야 하는 베네치아 음식이에요. 무조건!!

줄리안 스탕다루 리예주. 쥬필리어리그에서 우승도 많이 한 명문팀이죠. 맥주 맛도 자부해요. 주필러리그가 저희 동네에서 생산된 ‘주필러’라는 맥주 브랜드의 후원을 받아 지어진 리그 이름이거든요. 반주로 먹을 요리는 홍합이에요. 마흐니에흐라고 하는데, 얼마전에 알베르토랑 함께 갔는데 완전 마음에 들어 했어요. 저희 동네에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홍합 거리가 있는데 맛도 없고 가격도 사기를 많이 치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관광지역의 맛집이 그런것처럼요. DE BRUXELLES이라는 현지식당을 추천할께요. 제가 보증합니다.(웃음)

5. 피파 랭킹은 숫자에 불과한가?(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도, 피파 랭킹은 다를 수 있다. 2월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독일을 제외하고 많은 국가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자존심이 쎈 이탈리아 사람이라면.)

줄리안(4위)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을 잘 표현해주는 지표라 생각해요. 기준점 또한 중요하죠. 10위권 안에 들면 축구강국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4위까지 올랐다는 것은 벨기에가 성장했다는 거죠. 축구로 우리를 무시했던 나라들에게 한방 먹여서 좋아요. (별 의미 없다는 알베르토에게) 사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알베르토처럼 쿨하지 않아요.(웃음) 요즘 대표팀을 보면 세대교체가 잘 된 느낌이에요. 사실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었는데,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제 역할을 해줬죠. 이른바 ‘아빠 리더십’으로 슈퍼스타로 구성된 대표팀을 하나로 묶었죠. 빌모츠 팬들의 집을 방문해서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 숙제도 해주는 등 스타들의 어깨뽕을 빼주는 역할을 했어요. 이런 모습이 벨기에 대표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로빈(8위) 프랑스 축구가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라 8위도 낮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브라질월드컵 때 우승 혹은 준우승할 줄 알았어요. 독일이랑 만났을 때도 거의 비슷한 경기력이었죠. 독일이랑 결승전에서 만났으면 랭킹은 달라졌을 꺼에요. 물론 월드컵 전에 분위기는 좋지 않았죠. 사미르 나스리와 로랑 블랑의 신경전도 있었고…전력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팀 분위기에는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서 열리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연맹 대회에서는 프랑스가 우승할꺼에요. 라이벌은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항상 저력이 있죠. 실질적인 라이벌이라 생각해요.

알베르토(12위) 스포츠에서 모든 랭킹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한가지만의 기준이 있어요. 경기 당일의 승리죠. 한국이 이탈리아 한테 이겼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다고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정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해요. 이기는 팀이 강팀이기 때문이죠. 당시 주심이었던 모레노 심판에 대해 문제가 있다 하는데, 어떤 에피소드 있다해도 팀이 강하면 이기는 거죠. (랭킹에 대해서) 콜롬비아가 3위? 벨기에가 4위? 그런 소식은 이탈리아서 뉴스에도 안 나와요. 신경 안 써요. 솔직히 이탈리아가 벨기에, 콜롬비아보다 아래에 있다는게 이해가 안 되요. 피파 랭킹을 떠나 기대해야 되는 팀은 프랑스에요. 폴 포그바를 비롯한 골드 제네러이션의 반격이 시작될 것 같아요.

일리야(33위) 33위 자체를 나쁘지 않게 보고 있어요. 30위권 내로 진입하면 좋겠지만 천천히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죠. 브라질 월드컵때도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그걸 살리지 못했죠. 아직 준비가 안됐다는 이야기라서요.

유럽에도 차범근과 박지성은 있다.(펠레가 잘해? 마라도나가 잘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축구계에서는 계속 이어지는 논쟁거리다. 유럽 사람도 할 말은 있다. 이들에 뒤쳐지지 않는 레전드는 있다고.)

줄리안 미셸 프뢰돔이요. 프뢰돔은 벨기에의 대표적인 축구 스타죠. 최고의 골피커로 이름을 날렸고, 감독으로서도 추앙을 받죠.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최초로 야신상을 받기도 했고요. 은퇴 후에는 선수 생활을 했던 우리 동네 고향팀인 스탕다르 리에주의 감독을 맡았죠. 스탕다르 리에주의 감독을 맡아 25년 만에 벨기에 쥬필러 리그 우승을 안기기도 했고... 정말 그때는 난리 났었죠. 동네에서 우승 퍼레이드도 어마어마 하게 했어요. 프뢰돔은 벨기에 축구의 영웅이에요.

로빈 미셸 플라티니도 있고 말할 사람이 너무 많은데요. 프랑스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신’과 같은 이는 지단이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박치기 할 때는 깜짝 놀랐어요. 저런 ‘성인’과 같은 사람이 저런 행동을 할까 하는... 축구를 넘어서 사람으로서 존경받아요. 프랑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할 때 지단이 꼽힌죠. 우스갯 소리로 지단은 인종차별자도 좋아한다고도 해요.

일리야 레프 야신 같은 전설적인 레전드도 있죠. ‘야신상’의 근원이잖아요. 최근의 스타를 뽑자면 안드리 아르샤빈이 있죠. 러시아 축구의 기대주이자 완전한 스타죠. 잉글랜드 무대인 아스널에서도 성공했고요. 물론 안 좋은 일은 있었죠. 지난 유로 2012 조별리그에서 그리스에 0-1로 패하고 안 좋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죠. 그때 아르샤빈이 호텔 앞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한 팬과 언쟁을 벌였는데 한 러시안 축구 팬이 “대체 왜 떨어진 것이냐”며 아르샤빈에게 조별 예선 탈락에 대해 독설을 퍼붓자 아르샤빈이 정색하며 “우리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문제”라고 응수한 거죠. 이 후 아르샤빈은 논란의 대상이 됐죠. 하지만 TV 프로그램에 나와 당시 사정을 설명하며 팬들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갖으면서 질타에서 벗어났죠. 사건 사고가 많은 스타지만, 그만큼 애정이 많았다는 뜻이었던 것 같아요.

알베르토 너무 많아요~솔직히 한명을 뽑기가 너무 어려워요. 부폰, 말디니, 칸나바로 등 정말 한명을 꼽을 수가 없지만. 한명을 뽑는다면 개인적으로 로베르토 바조에요. 발롱도르도 받았고, 현지에서 추앙받는 선수 중에 한명이죠. 1994 미국 월드컵 브라질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하기는 했지만, 제 마음속에는 영원한 스타죠. 문화 유산이 이탈리아에 엄청 많듯이, 레전드하면 이탈리아죠.

6.축구는 OO다(사실 멤버들의 축구 사랑의 크기는 천차만별이다. 축구선수 출신인 알베르토와 락에 빠진 줄리안의 애정도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공톰점은 있다. 축구가 근간이 되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점. 비정상 멤버들에게 축구는 00다? )

줄리안(축구는 왕이다.)
벨기에는 다른 운동이 활성화 안돼 있죠. 축구만 관심이 있죠. 한국에서 야구가 인기 많지만, 유럽은 다르다. 축구는 유럽 그리고 벨기에서는 스포츠의 왕이에요.

로빈(축구는 교육이다.) 부모들은 모든 자식들에게 자연스럽게 축구를 보고 느끼는 것을 가르치죠. 그래서 축구는 취미가 될 수도, 특기가 될 수도 있죠. 그만큼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축구죠. 그래서 유럽 남자들은 축구와 뗄레야 뗄 수가 없죠.

일리야(축구는 국가스포츠다.) 러시아는 한국과 비슷하죠. 제니트, CSKA 모스크바와 같은 팀들이 유럽축구대회에서 실패하더라도 참고 넘어갈 수 있지만, 국제 대항전에서의 실패는 용인할 수가 없죠. 지난 브라질월드컵서 함께 실패한 러시아와 한국이 갖은 공통의 문제인 것 같아요. 러시아는 한국처럼 축구가 대표팀에 치중되는 ‘국가스포츠’죠.

알베르토(축구는 종교다.) 사견이지만 K리그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것이 수준이 없어서가 아니죠. 자기 동네, 자기 연고 라는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K리그에 대한 애정이 없지 않나 싶어요. (강원도 가 고향인 기자에게) 강원도 출신이면 강원 클럽을 응원하는 게 유럽의 문화에요.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갖는 클럽에 대한 애증이 종교가 되는 것이 축구에요. K리그 그리고 한국에도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글=김성민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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