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관전평]수비허점과 골 결정력 부족, 그게 실력 차이였다
입력 : 2014.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 10일 파라과이와의 데뷔전을 2-0의 완승으로 장식한 울리 슈틸리케호는 아직은 기다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진정한 시험대를 다음으로 미뤘다. 3일간의 훈련으로 파라과이 전에서 물 흐르는 듯 한 패스와 제로톱-역습, 전개-원톱 가동 으로 공격수들의 약속된 움직임을 보여줬던, 울리 슈틸리케호는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현격한 실력차를 드러내며 완패하고 말았다.

코스타리카전의 화두는 무실점과 공격 전술의 변화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과는 다르게 4-2-3-1 포메이션에 수비라인의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 김영권, 장현수, 차두리, 박주호를 포백으로 기용하고 미드필드에 기성용과 장현수를 배치, 강한 압박으로 무실점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

그러나 코스타리카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에 결국 기대했던 수비라인의 집중력과 안정성이 무너지며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반면 이동국을 원톱으로 이청용, 손흥민, 남태희로 공격진을 꾸려 다양한 공격 전술을 펼치려 했던 공격 라인도, 코스타리카가 구사하는 개인-부분적인 강한 전진 압박으로 이동국은 비록 골은 기록했지만 폭과 깊이 있는 플레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좌우측 손흥민과 이청용 역시 좌우 윙백의 잦은 오버래핑으로 활동폭이 제한되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스피드와 과감성은 물론 돌파력 있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코스타리카에게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고 실리적인 경기 방식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경기를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후반전은 어느정도 경기의 해법을 찾는 방법에 성공 한국은 기성용의 적극적인 플레이와 측면과 중앙 공격을 활용하는 집중력 있는 공격 옵션 플레이를 펼쳤지만, 전반과는 다른 활발한 플레이를 펼치며 분전한 이동국의 발끝이 끝내 침묵을 지켜 한국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족을 다시한번 드러내고 말았다.

축구는 감독이 아무리 좋은 작전과 전술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해도, 선수들의 기량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결코 만족스런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강한 압박과 한 박자 빠른 공격 축구는 선수의 기량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절대 성취될 수 없다.

사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한국이 승리라는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로 인한 극적인 전력 상승 효과보다는, 선수들의 기량과 잠재능력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분명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파라과이전에서,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에서 기존의 스페인식 '티키타카'에 강한 압박과 역습을 덧입혀 독일이 선보였던 독일형 '티키타카'의 한국판 버전을 보여줬다.

이를 간과할때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선수들 역시 변화라는 동기부여속에 '무실점 승리' 목표를 100% 달성하는데 실패했지만,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 전에서 보여 주고자 했던 볼 점유율을 의식한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축구 구현 만큼은, 대표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희망 요소임에 틀림없다.

지금 울리 슈틸리케호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김병윤(용인축구센터 원삼중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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