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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지하인간 박명훈 ''유행어 '리스펙' 뿌듯, 반지하 오래 살았다''(종합)[인터뷰]
등록 : 2019.06.12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OSEN=하수정 기자] 배우 박명훈이 '기생충' 흥행과 함께 회자되고 있는 유행어 '리스펙!'에 대해 "뿌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기생충' 배우 박명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 네 집에 발을 들이고,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거장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옥자' 이후 2년 만에 다시 한번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해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박명훈은 극 중 성공한 CEO 박사장 집의 숨겨진 비밀 공간 지하 밀실에 숨어 사는 근세를 연기했다. 박사장 네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인 근세는 거듭된 사업 실패로 사채 빚을 떠안게 되고, 아무도 모르게 밀실에 4년 3개월 숨어살면서 아내가 주는 음식으로 근근이 생활한다. 

영화 속 근세는 '기생충'이 시작되고 1시간이 훌쩍 지나야 등장하는 인물로, 캐릭터 자체가 강력한 스포일러다. 이로 인해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홍보팀, 투자 배급사 CJ 관계자들은 박명훈 배우의 존재를 꽁꽁 숨겨야 했다. 지난달 제 72회 칸영화제까지 참석했지만, 공식 포토콜, 언론 매체 인터뷰 등에는 참석할 수 없었다. 

1975년생으로 40대 중반인 박명훈은 15년 동안 대학로 연극 무대를 누비며 활동했고, 40살에 결혼을 계기로 TV, 영화 등 대중 매체에 도전하게 됐다. 독립 단편, 장편영화를 거쳐 2017년 개봉한 박석영 감독의 '재꽃'에서 열연을 펼쳤고, 이 작품을 눈여겨 본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에 캐스팅 했다. 

본격적인 촬영 전, 몸무게를 8kg 감량한 박명훈은 "영화에서는 지금보다 8kg 정도 뺐다. 그때 살을 더 많이 빼려고 했는데, 봉준호 감독님이 '살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시더라. 촬영이 끝나고 아무것도 안 하게 되니까, 저절로 살이 쪘다.(웃음) 어쨌든 영화 속 근세와 지금 모습은 8kg 가량 차이난다"고 밝혔다. 

박명훈은 "그동안 독립영화를 찍긴 했지만, '기생충'이 개봉 했을 때 '저 사람 누구지?'하는 효과가 있으면 좋을 것 같더라. 헤어스타일도 숱가위로 많이 쳐서 반 대머리로 만들었고, 태닝도 했다. 원래 피부가 하얀 편인데 까무 잡잡한 피부로 만들었다. 그런데 피부가 하얀 사람들은 태닝을 해도 금방 하얗게 되돌아 오더라"며 웃었다. 

'기생충'에 등장하는 근세 캐릭터는 쉽지 않은 인물이다. 강력한 스포일러를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에는 기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틀렸다. 봉준호 감독님이 우리 동네에 한 번 와서 근세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캐릭터를 규정 지어 얘기하지 않고, 평범한 모습부터 시작해 근세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대왕카스테라 가게를 운영했고, 자영업을 했고, 회사를 다녔고, 사채를 썼고 등 조금씩 접근했다. 그리고 촬영 한 달 전에 전주 세트장에 먼저 갔다. 공간에 적응하려고 누워보기도 하고, 자기도 했다. 기이함에 초점을 두지 않고, 평범한 사람에 중심을 두니까 더욱 기이해지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의 주인공 가족인 기택 네는 반지하에서 살아가고, 반지하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주거 형태이다. 기택의 반지하와 박사장의 대저택은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설정인데, 이런 가운데 지하실에 숨어사는 근세 모습은 불쌍함을 넘어 비참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생충'을 보면 "우울해진다",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은 보면 안 된다"라는 반응도 꽤 있다.  

박명훈은 "반지하와 지하의 싸움, 그 정점에 있는 캐릭터가 근세일 수도 있다. 없는 사람들끼리의 싸움이라서 더 서글프게 다가올 수도 있다. 영화는 각자의 해석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생각도 존중한다. '기생충'은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작품인 것 같다. 어떤 지점에서는 기택의 시점으로 보이고, 어떤 지점에서는 문광 등 그런 미묘한 것들이 N차 관람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나도 반지하에서 오래 살아봤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살았고, 드라마 '한 지붕 세가족'처럼 그렇게 살았던 적도 있다. 예전이 지은 빌라는 반지하가 많았다. 화장실도 기택의 집처럼 역류하지 말라고 높은 곳에 있었다. 그래서 '기생충'의 내용이 더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박명훈은 그동안 캐릭터 자체가 스포일러라서 정체를 숨겼으나, 500만 돌파 이후에는 인증샷을 공개하고 인터뷰도 진행하는 등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리스펙!'이라는 유행어도 남겼다. 

그는 "촬영 때 스태프가 단체 사진을 찍으면 '하나둘셋 리스펙'하면서 찍었다.(웃음) 유행어가 될 것 같다고 했었는데, 개봉 후 관객들이 이 대사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약간 뿌듯한 마음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 hsjssu@osen.co.kr

[사진] 엘아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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