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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감독 전한 #벌새 #찬란한 #서늘한 #한없이따뜻한[인터뷰②]
등록 : 2019.08.22

[OSEN=민경훈 기자] 김보라 감독 인터뷰. / rumi@osen.co.kr

[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김보라 감독(39)에게 첫 장편영화 ‘벌새’는 30대 전부를 바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글 작업을 시작해 7년이 지난 올해 비로소 개봉을 앞두게 됐으니 말이다. 

투자사에서 여러 차례 거절당했고, 제작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결정에 눈물을 흘렸지만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겠다는 일념으로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김보라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단편작)‘리코더 시험’을 만든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벌새’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쳤다. 장편을 만들고 싶다면 단편이라는 축소판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리코더 시험’도 1988년이 배경인 시대극이다. 당시엔 ‘단편영화가 웬 시대극이냐’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현재로 바꾸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88년의 시대적 풍경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소품까지 이 잡듯 뒤졌다. 완성되고 나서 어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절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경험치가 ‘벌새’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 거 같다. 이번에도 ‘러닝타임을 줄여라’ ‘캐릭터들을 줄이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다. 과거의 경험이 저를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 물론 과정마다 의심하고 힘들었지만 (벌새에 대한)사랑으로 버틸 수 있었다.”

‘벌새’(감독 김보라, 제공배급: 콘텐츠판다, 배급 엣나인필름, 제작 에피파니&매스 오너먼트)는 성수대교가 붕괴된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박지후 분)가 한문 선생님 영지(김새벽 분)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18회 트라이베카국제영화제,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25관왕을 달성하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사로잡은 ‘벌새’는 1994년에 14살인 중학생 은희의 보편적이고, 찬란한 기억을 담은 영화이다.

[OSEN=민경훈 기자] 김보라 감독 인터뷰. / rumi@osen.co.kr

주인공 은희를 통해 우리 모두가 지나온 1994년, 그 당시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무엇보다 은희의 처지와 상황이 어둡긴 하지만 ‘중2병’에 빠진 아이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심각하지 않게 흘러가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김보라 감독은 “이 영화가 어렵다는 말도 나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진지한 영화로 보시진 않는 거 같아 다행이다”라며 “저는 삶에서 유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유머를 좋아해서 ‘벌새’에 드라이한 유머를 넣었다. 깨알 같은 재미를 가져가고 싶었다. 슬프지만 동시에 재미도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벌새’에 대해 “찬란하고, 서늘한, 한없이 따뜻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벌새’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만들면서 의도했고 관객들도 그렇게 봐주신 거 같다. 찬란하게 빛나서 따뜻한데, 서늘한 어둠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주요 사건인 성수대교 붕괴, 은희의 가정사 등은 ‘벌새’라는 제목과 매치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의미를 살펴 보면 1초에 80여 번의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은희가 사랑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심적 붕괴를 겪으며 1994년을 살아낸다는 의미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은희가 마치 그 시절 나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보라 감독은 “은희가 (저를 그린)자전적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적으로 각색됐지만 그럼에도 감정선은 제가 중학생 때 느꼈던 것이다”라며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을 은희가 재현해 준 거다”라고 전했다.(인터뷰③ 에서 이어집니다)/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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