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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배성우 ''코믹? 악역? 작품에 녹아들기 바랄 뿐'' [★FULL인터뷰]
등록 : 2019.08.21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한동안 배성우는 작품 속에서 웃기거나 무서웠다. 그런 쓰임새로 쓰였다. 그랬던 배성우는 이제 더 넓은 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드라마 '라이브'가 분기점이었다. 배성우는 "그동안은 제시형 캐릭터 제안이 많았다면 '라이브' 이후 공감형 캐릭터 제안이 많다"고 말했다.


배성우는 이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영화 '변신'은 배성우의 더 많은 걸 소개하는 작품이다. '변신'(감독 김홍선)은 강구 가족에게 사람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숨어들자 벌어지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 배성우는 강구(성동일)의 동생이자 구마사제인 중수 역을 맡았다. 구마에 실패해 결과적으로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역이다. 배성우는 '변신'에서 웃음기를 쏙 빼고, 고뇌하고 고민하며 악마와 싸우는 모습을 그려냈다. 분명 배성우의 또 다른 모습을 관객에 보여줬다.

-'변신'은 왜 했나.

▶지난해 초 '라이브'를 찍을 때 제안을 받았다. 친분이 있는 제작자인데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소재가 뜬금없는데 잘 풀면 재밌을 것 같았다. 다만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라 정신이 없던 터라 바로 답을 못했다. 그랬더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줬다. 그 뒤에 김홍선 감독님이 들어왔고, 각색을 하면서 지금의 시나리오로 바뀌었다. 기획 단계와는 좀 달라졌다. 기획 때는 사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가족 중심으로 내용이 정리됐다. 내가 맡은 중수 캐릭터는 기획 때는 보다 시니컬 했는데 지금은 가족의 일원이자 과거의 트라우마로 고뇌하는 인물로 다듬어졌다.

-원래 중수 역으로 제안받았나.

▶처음에는 중년 남자 역할이 둘이 있다 정도였다. 그러다가 김홍선 감독님이 차별화된 느낌으로 나를 삼촌이자 구마사제 역으로 정리하신 것 같다. 김홍선 감독님이 이 소재를 가족 이야기로 바꾸면서 감정적으로 더 뜨거워졌다.

-성동일은 '반드시 잡는다'에 이어 김홍선 감독과 '변신'으로 다시 작업을 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성동일이 김홍선 감독과 작업에 대해 조언이나 추천을 해줬나.

▶성동일 선배가 김홍선 감독님을 무척 좋아하더라. 전작 촬영하면서 무지 고생을 했다는데 그럼에도 믿고 신뢰하더라. 김홍선 감독님은 에너지가 대단하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최고는 아니지만 가장 성실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무엇보다 순수하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누면서 '아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믿음이 생기더라. 그게 끝까지 갔다.

-그간 한국영화에서도 구마사제가 많이 등장했다. 어떤 차별화를 두려 했나.

▶이 작품을 하면서 구마사제가 나온 영화들을 많이 보긴 했다. 그런데 '변신'이란 영화 자체가 소재가 뜬금없지만 신선하다.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들에서 갈등과 서스펜스가 생긴다. 나 역시 구마사제지만 삼촌으로 이 가족의 한명이다. 과거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죽인 데 대한 죄의식이 있는 인물이다. 또 가족이란 게 서로 어느 정도 죄의식이 있지 않나. 알게 모르게 준 상처들로. 그런 죄의식이 있는 인물이란 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성동일과 배성우에겐 공통적으로 코믹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반면 '변신'은 두 배우에게서 웃음기를 쏙 뺐다.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는데.

▶연기할 때 일부러 톤을 조절하려 하지는 않는다. 어떤 장르, 어떤 이야기 속의 캐릭터들이라도 다들 이유와 욕심이 있다. 그 캐릭터의 의도와 욕심이 있을 뿐이지 배우의 의도나 욕심이 드러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웃기거나 울려야 한다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그렇게 행동할 뿐이다. 감독이 구조를 짜주면 배우가 그 안에서 캐릭터로 연기할 뿐이다. 관객들도 그렇게 봐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사제복을 입은 꽃미남들이 그간 대중문화에 많이 등장했다. 외적인 부분은 고민하지 않았나. 구마할 때 쓰는 라틴어 공부 등은 어땠나.

▶사제복은 양복점이 잘 맞춰줬다. 몸을 만들기는 했지만 타고난 건 어쩔 수 없다.(웃음) 라틴어 공부는 재밌었다. 선생님은 가톨릭 신학 공부를 하신 분이어서 여러가지를 많이 알려주셨다. 왜 사제가 되지 않으셨냐고 물었더니 "제가 별로 거룩하지 않아서요"라고 하시더라. 의미가 분명하고 재미 있는 말이어서 '변신'에서 그 말을 사용했다. 다만 악마가 나로 변신해서 가짜로 구마하는 장면에서 거꾸로 라틴어를 하는 장면은 쉽지 않았다. 라틴어를 거꾸로 외워야 하니 정말 안 외워지더라. 그 대사를 진짜처럼 들리도록 계속 다듬다 보니 촬영을 불과 며칠 전에 완성됐다. 계속 외웠는데도 잘 안 되더라. 이러다 현장에서 틀리게 되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 전날 꿈 속에서도 내가 외우고 있더라.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니 다 외워졌다.

-악마가 사람인양 구마하는 장면은 어떤 태도로 연기했나. 악마인 걸 힌트를 주는 방식이 있을 수 있을테고, 그 사람인양 연기했다가 돌연 바뀐 듯이 연기했을 수도 있고. 어떻게 연기하려고 마음 먹기에 따라 태도도 달랐을 텐데.

▶'변신'에선 악마가 하는 말들이 실제 그 사람이 했을 법한 말들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듯한. 내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만일 내가 악마라면 사람을 속이려면 가장 그 사람처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배우가 본업인지라 그대로 하면 될 것 같았다.

-이런 장르 영화는 배우가 극에 몰입하도록 세트나 상황 등이 만들어지고 배역에 몰입할수록 더 민감해질 법한데. 소위 공포영화를 찍다가 귀신을 봤다는 류의 이야기가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일테고.

▶지금까지 살면서 1500번 정도 가위에 눌렸다고 할 정도로 자주 가위에 눌린다. 버스에서도 졸다가 가위에 눌리고, 수업 시간에 졸다가 가위 눌린 적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가위에 눌렸는데도 한 번도 꿈에서 귀신을 본 적은 없다. 다만 정말 벌레는 무서워한다. 이번에는 세트에 쥐와 벌레가 세팅돼서 찍기 전에 두렵기는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면서 연기를 해야 했으니깐. 그래도 내가 '정글의 법칙'처럼 그분들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세팅된 곳에 들어가니 견딜 수 있었다. 계속 찍다 보니 덜 무서워지기도 했고.

-살면서 무서운 게 있나.

▶벌레는 무섭다. 가장 무서운 건 잘 모르는 것들이다. 사람도 잘 모르면 무섭다.

-연기는 무섭지 않나.

▶연기에 대한 무서움은 계속 찰랑찰랑 있다. 연기 방식은 작품을 계속 할수록 정리되는 게 있는데 연기에 대한 무서움은 계속 있다. 새로운 작품을 할수록,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수록, 고민과 두려움은 계속되는 것 같다.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성우/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은 배성우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으로 마케팅되고 있다. 과거보다 점점 작품을 선택할 때 고민이 더 커지는 시기일텐데.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란 말이 주는 무게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변신'은 배우들이 같이 만들어간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포인트가 맞춰지니 더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작품 선택에 대한 고민은 확실히 더 많아졌다. 배우란 선택돼야 하는 일이다. 들어온 작품들 중에서 전체 이야기의 재미, 배역의 차별화, 어떤 매력이 있는지, 상업적인 분석 등을 예전보다 더 고민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길게 보는 시각도 생겼다. 한 작품을 하고 끝낼 게 아니니 어떤 행보로 걸어야 할지 더 고민하게 됐다.

-개봉을 앞둔 영화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있고, '출장수사'는 찍고 있고, '보스톤 1947'은 찍어야 한다. 그 뒤에 노희경 작가 드라마도 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이제 배성우에게 어떤 걸 요구하고 제안하나.

▶'라이브'를 찍고 나서 들어오는 작품들을 보면 공감형이 많아졌다. 그 전에는 웃기거나 무섭거나 감정을 제시하는 제시형 캐릭터가 많았다면 '라이브' 이후에는 공감하도록 하는 공감형 캐릭터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공감형은 드라마가 쌓여야 하다 보니 분량이 좀 더 큰 배역들을 제안해 주는 것 같다.

-배성우는 같이 작품을 한 사람들이 추천하고 또 그 사람이 추천하고 그렇게 작품들을 쌓는 것 같기도 한데. 그건 연기도 연기지만 삶의 태도나 주변인들에게 그 만큼 좋기에 그럴텐데.

▶음. 일은 일이고, 관계는 관계다. 관계를 위해 일을 하면 관계가 자칫 나빠질 수도 있다. 나쁜 관계였다가도 일을 하면서 좋아질 수도 있고. 배우란 게 찾아주는 직업이다. 찾아줄 때 어떤 게 가장 좋을지, 뭐가 최선일지, 계속 고민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갖고 있는 매력이 반이라면, 내가 그 작품에 어떻게 녹아드는가가 반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계속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민할 것 같다.

-무명일 때는 배성재 아나운서의 형으로 알려졌다가 이제는 반대가 됐는데.

▶동생이 잘 되면 잘 될수록 너무 좋다. 나보다 훨씬 잘 되면 더욱 좋다. 누구의 형이나 누구의 동생이라는 것보다는 그저 과거보다 내 벌이가 조금 더 좋아져서 좋다. 집안의 빚을 다 갚은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가장으로서 책임을 더 할 수 있어서 좋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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