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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SK 와이번스 브록 다익손
등록 : 2019.02.11
(일러스트=야구공작소 김선영)

브록 다익손(Brock Dykxhoorn)

선발투수, 우투우타, 203cm, 113kg, 1994년 7월 2일생




[스포탈코리아] SK 와이번스는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번의 아쉬운 이별을 겪었다. 먼저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미국 복귀를 선택했고, 이어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빅리그 무대로 금의환향했다. 이전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어린 나이에 SK로 건너와 외국인 에이스로 성장한 켈리를 주목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원하고 있던 켈리는 결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손을 잡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SK는 켈리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만 24세의 어린 나이에 KBO 리그로 건너온 다익손은 한솥밥을 먹게 된 팀 동료 제이미 로맥과 같은 캐나다 출신이다. KBO의 외국인 선수 중 캐나다 출신으로서는 5번째다. 공교롭게도 둘은 가까운 고장 출신이고, 함께 WBC 캐나다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인연도 있는 친밀한 사이다. 다익손이 어린 나이에 한국 무대 진출을 마음먹은 데에도 로맥의 한국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다.





배경



2012년 신시내티 레즈는 다익손을 20라운드라는 낮은 순번에 지명했다. 그가 고등학교까지 아이스하키에 주력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신시내티의 지명을 거부하고 4년제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로 진학한 다익손은 빠른 프로 진출을 원했다. 1학년을 마친 후에는 센트럴 애리조나 주니어 칼리지로의 전학을 선택했다. 2학년 때의 다익손은 14경기에 선발로 나서 2번의 완투승을 포함해 9승 4패 ERA 2.77을 기록했다.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던 2014년 6월이 가까워질수록 좋은 투구를 선보였고, 꾸준하게 9이닝당 1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냈다. 다익손은 대학 무대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첫 드래프트보다 14라운드나 이른 6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휴스턴 산하 더블 A에서 다익손을 지도했던 오마르 로페즈 감독은 그를 매우 영리하고 열린 사고를 가진 선수라고 평했다. 실제로 그는 평균 학점 4.0의 빼어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수한 학생이었다. 프로에 와서도 코치나 분석 팀의 조언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였고, 긍정적인 사고로 개선할 점을 찾아 마운드에서 보여주려 노력했다.



한편, 다익손은 ‘금메달리스트’라는 독특한 별명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2015년 토론토 팬 아메리칸 대회(북미 대륙의 아시안게임 격)에서 캐나다 소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력 덕분이다.





스카우팅 리포트



다익손은 203cm, 113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녔다. 지금껏 KBO리그를 찾은 외국인 선수 중 더스틴 니퍼트, 크리스 볼스테드, 앤서니 레나도에 이은 네 번째 2미터 이상 선수다. 다익손은 대학 시절부터 일관된 투구 동작과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래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어 부상 우려도 적은 편이다.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던진 덕분에 어깨를 혹사하지도 않았다.



다익손은 평균 89~91마일의 포심패스트볼(최고 93마일), 82~84마일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의 4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우타자에게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주로 활용한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찍는 패스트볼 외에는 특기할 만한 구종이 없었지만, 지난해 보조 구종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가다듬으며 트리플 A까지 승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장 큰 특징인 신장의 경우, 쓰리 쿼터 투구폼 특유의 낮은 타점과 평범한 패스트볼 구위 때문에 빅리그 무대에서 이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나 구위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KBO 리그에서라면 이 신장상의 이점이 무기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익손의 마이너리그 성적




나이와 키를 떠나 성적만 놓고 보면, 다익손은 KBO리그에 찾아올 법한 평범한 경력을 지닌 투수다. 뛰어난 스터프를 지니지 못한 탓에 그리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도 못했다. 지난 3년간 58번의 선발 등판에 나서면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이 단 15번(퀄리티스타트 14번)뿐이다.



그의 마이너리그 이력 중 가장 눈에 띄는 시즌은 커리어 로우인 2016시즌이다. 이 시즌을 제외하면 다익손은 프로 무대에서 한 해 동안 10개 이상의 홈런을 허용한 적이 없다.







2016년 캘리포니아 리그 & 랭커스터 제트호크스 홈 구장 파크 팩터(출처=MiLB.com)




하지만 타자 친화적인 리그와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의 이중고를 맞이한 다익손은 이 해에만 21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그 중 홈에서 허용한 홈런이 17개였다. 타자친화적인 KBO리그 그리고 홈 구장 인천 SK 행복드림구장과의 궁합에 대해 우려를 남기는 대목이다.



2016년까지의 다익손은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였다. 하지만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겪으면서 한계를 절감했고, 이 시즌을 기점으로 투구 방식에 변화를 줬다. 2017년 4월 콜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익손은 마이너리그를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타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익손의 싱글 A 성적과 더블 A 데뷔 시즌 성적을 비교해보면, 싱글 A에서 2.2개에 불과했던 BB/9가 더블 A에서 3.62개로 급등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더블 A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보낸 지난해에도 BB/9는 3.93개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다익손은 지난해 5월 휴스턴의 마이너리그 선수를 다루는 유명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저스틴 벌랜더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그가 벌랜더로부터 참고한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오프스피드 구종을 어느 카운트에서든 던질 수 있도록 갈고 닦았다. 기존의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탈피해 다양한 선택지로 타자에게 혼란을 주기 위함이다. 둘째로 하이 패스트볼 구사율을 높였다. 하이 패스트볼은 통념과는 달리 장타 억제에 효과가 확실한 투구다. 장타를 억제하면서도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하이 패스트볼과 다익손의 투구 스타일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다익손은 커리어 내내 1.0 이하의 플라이볼 대비 땅볼 비율을 기록한 플라이볼 위주의 투수다. 여기에 인필드 플라이볼 비율(IFFB%)이 아주 높다는 장점까지 가지고 있다.







다익손의 9이닝당 탈삼진과 허용 타구 기록


(*참고: 2018년 메이저리그 평균 HR/FB 12.7%, IFFB% 10.3%)



실제로 싱글 A+에서 더블 A, 트리플 A로 상대 타자 수준이 높아지는 와중에도 다익손의 플라이볼 대비 홈런 비율(HR/FB)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반면 인필드 플라이와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는 장타가 잘 나오는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경향이다.







다익손의 최근 2년 득점권 기록




일각에서는 다익손의 어린 나이와 최근 2년 동안의 득점권 ERA를 이유로 그가‘새가슴 투수’일 것이라 짐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충분치 않은 표본을 바탕으로 내린 섣부른 판단이다. 다익손은 어린 나이에 트리플 A 플레이오프와 국가대항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큰 무대 경험을 쌓았다. 타자를 상대하면서 자신의 큰 키를 심리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영리한 투수이기도 하다.







다익손의 마이너리그 통산 좌우스플릿




다익손의 가장 큰 약점은 좌타자 상대 경쟁력이다. 다익손은 프로 데뷔 이래 좌타자를 상대로 꾸준히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주로 구사하는데, 그의 커브는 드래프트 당시부터 지금까지 계속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구종이다. 좌타자를 상대할 구질 혹은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바로 다익손의 최대 과제다.





전망



SK가 다익손의 영입을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른 시점이었다. 하지만 결코 성급하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켈리가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일찍부터 밝혀준 덕분에 SK 구단은 한층 빠르게 후임 외국인 물색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당시 단장이던 염경엽 감독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다익손의 투구를 지켜봤고, 휴스턴과 인연이 있던 힐만 감독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그렇게 SK는 다익손의 성장세, KBO리그와의 궁합, 적응력 등 여러 가지를 살펴본 다음 그의 잠재력에 확신을 품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 글을 통해 다익손을 접한 사람에게는 그가 벌랜더라는 ‘황새’를 따라 하려는 ‘뱁새’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익손은 보통 뱁새가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부단히 노력하는 뱁새다. 그의 노력은 결코 무익하지 않았다. 다익손은 지난해 극단적 타고투저 성향의 트리플 A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에서 인상적인 세부 지표를 기록하며 노력의 성과를 입증했다(BB/9 1.94개, K/9 9.57개).



지금까지의 다익손은 안정적인 제구와 인상적인 인필드 플라이 유도 능력을 지닌 미완의 대기에 가까웠다. 좌타자를 요리할 구종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뚜렷하다. 하지만 만 24세의 어린 나이, 노력을 멈추지 않는 향상심,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줄 아는 열린 마음가짐을 겸비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SK가 비슷한 상황의 켈리를 데려와 성공시킨 전적이 있고, 적응에 도움을 줄 동향 출신 로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역시 희망적인 요소다. 그가 SK 팬들의 바람대로 ‘제2의 메릴 켈리’가 될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보자.





야구공작소

김동윤 칼럼니스트 / 에디터=이의재




기록 출처: MiLB.com, Fan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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