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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2018시즌 리뷰] 콜로라도 로키스 - 결자해지를 하지 못한 아레나도
등록 : 2018.12.10
(일러스트=야구공작소 박주현)

팬그래프 시즌 예상: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79승 83패)

시즌 최종 성적: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91승 72패)




[스포탈코리아] “더는 지는 걸 원치 않습니다. 이기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우승하길 원합니다. 난 이곳에서 나이만 먹고 있어요.”



2018년 7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상징 놀란 아레나도의 쓴소리가 답답하던 팀 분위기를 바꿨다. 그때까지 41승 42패, 6월은 11승 16패로 하락세였던 팀이 그의 인터뷰 이후 50승 29패를 기록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했던 지난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첫 지구 우승을 위한 타이브레이커 경기까지 만들어냈다.




콜로라도 구단 역사상 순위를 가리는 타이브레이커 경기는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11년 전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겨뤘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맞대결이었다. 그때 콜로라도는 극적인 연승 끝에 월드시리즈까지 ‘록토버’(Rocktober, Rockies(로키스) + October(10월)의 합성어) 열풍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샌디에이고의 감독이었던 버드 블랙과 함께 콜로라도는 올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타이브레이커 경기에 나서게 됐다.



LA 다저스와의 163번째 경기에 승리했다면 지구 우승과 함께 디비전 시리즈 직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블랙 감독은 또다시 패배를 경험하게 됐고 그 후유증은 컸다.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까닭에 시카고-밀워키로 이어지는 원정길에 올랐고, 산에서 내려온 타자들은 끝까지 타격감을 되찾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경기부터 디비전 시리즈까지 4경기 4득점이라는 기록은 지친 투수진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9년 만의 가을야구를 기다렸던 홈 팬들은 짧은 가을 야구 맛만 본 채로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쓴소리를 했던 아레나도도 정작 본인이 그토록 바라던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성적 16타수 3안타 2타점).



그러나 포스트시즌 경험은 짧았을지언정, 두 개의 타이브레이커 경기까지 있을 정도로 치열했던 내셔널리그에서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성공에 가까운 결과였다. 블랙 감독도 타자 쪽에 전력이 치우쳐 있던 팀의 체질을 개선한 점과 어린 선수단을 이끌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의 감독상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시 시즌 전으로 기억을 되감아 보면, 콜로라도는 불펜 투수들에게 거액의 투자를 하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FA로 나온 브라이언 쇼를 3년 3750만 달러로 영입하고 연이어A급 마무리 투수 웨이드 데이비스를 3년 5200만 달러에 영입한 것이다.



분명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2016년 시카고 컵스까지 불펜 투수에 투자한 팀이 우승을 거머쥐며 불펜의 가치가 재조명받기는 했다. 그러나 불펜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여전히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콜로라도는 2명의 불펜 투수에게만 90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투자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데이비스는 43세이브(6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명성과 연봉에 비하면 부족한 평균자책점 4.13이란 성적을 거뒀고, 중간계투 쇼는 평균자책점 5.93으로 실패했다.



둘의 부진은 콜로라도의 오승환 영입으로 이어졌다. 오승환은 타자 친화적 구장이 많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평균자책점 2.68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추가로 250만 달러(2019년 팀 옵션)라는 저렴한 연봉은 오승환의 주가를 더하는 요인이 됐다.



이렇게 김병현과 김선우 이후 세 번째 콜로라도 소속 메이저리거가 됐지만, ‘투수 지옥’ 쿠어스 필드의 존재는 국내 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뛰어난 활약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후반기 팀 내 불펜 중 4번째로 많은 등판을 하며 블랙 감독의 신임을 받았고, 평균자책점 2.53으로 흔들리던 콜로라도 뒷문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이런 활약 속에 오승환은 한∙미∙일 3개 리그에서 모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당연하게도 콜로라도에서는 오승환의 내년 옵션을 선택했고, 별일이 없다면 2019년에도 오승환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고의 선수 – 카일 프리랜드 & 놀란 아레나도







카일 프리랜드(출처=콜로라도 로키스 공식 트위터)




시즌 성적: 33경기 17승 7패 202.1이닝 70볼넷 173탈삼진 17피홈런 ERA 2.85, fWAR 4.2



타격의 팀으로 유명한 콜로라도에서 타자가 아닌 투수가 주목을 받은 것은 2010년 우발도 히메네즈 이후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2010년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른 히메네즈처럼 프리랜드 또한 올해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프리랜드의 사이영상 득표는 구단 역사상 세 번째다.





올해 프리랜드는 202.1이닝으로 2010년 히메네즈 이후 처음으로 200이닝을 넘긴 콜로라도 선발투수가 됐으며,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 2.85는 구단 역사상 단일시즌 최저 기록이다. 그동안 반짝 활약을 보여준 콜로라도 선발 투수는 종종 있었지만, 올해 프리랜드처럼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초반 6경기에 살짝 헤맨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된 슬라이더 제구력과 낮은 피홈런율을 무기로 25번의 퀄리티스타트(ML 4위)를 기록했다.



드래프트 이후 지난해까지 같은 팀의 존 그레이, 제프 호프만, 저먼 마르케즈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던 프리랜드였기 때문에 이런 활약은 더욱더 놀랍다. 시즌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모습(전반기 ERA 3.11, 후반기 ERA 2.49)과 포스트시즌에서의 쾌투(6.2이닝 무실점 4피안타 1볼넷 6삼진)는 내년 전망을 더욱 밝힌다.









놀란 아레나도(출처=콜로라도 로키스 공식 트위터)




시즌 성적: 156경기 673타수 175안타 38홈런 110타점 73볼넷 122삼진

0.297/0.374/0.561/0.935, 5.7 fwar




필드 밖에서 인터뷰로 팀과 프런트 오피스를 자극한 것은 물론, 필드 안에서도 아레나도의 영향력은 단연 돋보였다. 공격에서 세부 지표는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팀 내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권 OPS 0.984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명품 수비도 여전해서 올해도 골드글러브와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했다. 아레나도는 데뷔 시즌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을 하며 스즈키 이치로의 10년 연속 수상에 이은 2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 MVP 투표에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8위에 올랐던 2015년부터 점진적으로 순위가 오르고 있어 장차 MVP 탄생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런 존재감을 지닌 아레나도가 내년 겨울 FA가 된다. 브랜든 로저스라는 뛰어난 유망주가 있지만, 어떤 유망주도 아레나도의 존재감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콜로라도는 연장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 이안 데스몬드



시즌 성적: 160경기 619타수 131안타 22홈런 88타점 53볼넷 146삼진 20도루

0.236/0.307/0.422/0.729, -0.7 fwar




분명 지난해보다 성적이 좋아지기는 했다. 홈런 수는 7개에서 22개로 늘어났고, OPS는 0.701에서 0.729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조정득점창출력(wRC+)은 여전히 평균(100)에 못 미치는 81이었다. 수비에서도 1루 디펜시브 런 세이브(DRS)는 -1에서 -6으로 나빠졌다. 연봉 2200만 달러를 받는 33세의 1루수에게 기대하는 성적은 결코 아니다.



자리가 애매해진 데스몬드는 시즌 내내 콜로라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점이라 평가 받던 유틸리티 능력도 큰 부상 없이 돌아간 콜로라도 야수진에선 큰 의미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년부터 연봉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2019년 1500만 달러, 2020년 1500만 달러, 2021년 800만 달러). 성적이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트레이드로 처분할 수 있는 여지는 더 늘어날 것이다.





가장 발전한 선수 – 트레버 스토리



시즌 성적: 157경기 656타수 174안타 37홈런 108타점 47볼넷 168삼진 27도루

0.291/0.348/0.567/0.914, 5.0 fwar




2016년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한 트레버 스토리가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알을 깨고 나왔다. 데뷔시즌 공격은 뛰어나지만 수비가 미덥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던 스토리는 지난해 수비력을 보완했다(DRS 4→11). 하지만 우투수 상대와 원정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강점으로 여겨졌던 타격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흔들리는 루키에게 도움을 준 것은 든든한 두 베테랑 아레나도와 찰리 블랙몬이었다. 두 선배가 지적한 문제는 타격 시 배트 끝이 흔들린다는 점이었다. 스토리는 겨우내 꾸준한 연습으로 본래의 타격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OPS 0.909, 27홈런을 기록했던 2년 전의 자신을 뛰어넘었다.







[표 1] 트레버 스토리의 2017, 2018년 비교




이제 스토리는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는 받지 않는다. 방망이는 적절한 타이밍에 맞기 시작했다. 올해 첫 올스타에 발탁되고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스토리에게 남은 것은 올해 처음으로 표를 받은 MVP 순위를 높이는 일 뿐이다.





2019년의 콜로라도 로키스



지난해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올해는 더 높은 목표를 위한 희망을 볼 수 있었던 시즌이라면 다가올 2019년은 콜로라도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한 해다. 팀의 중심 아레나도의 계약이 내년을 끝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아레나도는 11월 현재까지 콜로라도 구단 측의 장기계약 희망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팀에게도 아레나도가 떠날 것에 대한 대비책이 없진 않다. 타선에서는 올해 아레나도와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스토리가 그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3루에는 2015년 전체 3번으로 콜로라도에 드래프트된 후로 MLB.COM 기준 4년 연속 팀 내 유망주 1위,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Top 10에 올라간 로저스가 있다.



그러나 누구도 매년 30홈런 이상을 치고 6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공수겸장 아레나도를 대체할 수 없다. 공격은 몰라도 로저스의 수비력은 2루에 더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마침 FA로 떠난 2루수 DJ 르메이휴의 공백을 로저스로 메우고, 아레나도와 장기계약을 맺어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아레나도가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시즌 중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을 꾀하는 차선책을 고려해볼 만하다.



타선에만 의존하던 팀에 자체 생산한 투수 유망주들이 때에 맞춰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을 보여줬던 프리랜드, 마르케즈 같은 어린 선발투수들이 내년에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불펜 에이스 옥타비노가 FA로 떠난 허리를 오승환과 오버그가 올해같은 활약으로 메울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고지대의 덴버를 연고로 삼고,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삼는 이상 그런 평가에는 의연해질 필요가 있다.



콜로라도는 내년 확정된 연봉 총액이 최소 1억 3천만 달러에 달한다. 이 와중에 아레나도의 연장계약도 추진해야 하고, 스토리와 존 그레이 등 팀의 핵심 유망주들은 첫 번째 연봉조정 자격을 취득한다. 지출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날 일만 남은 상황.결국 외부 영입에 기대기보다는 올해 성공한 방식을 더욱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지금의 콜로라도에는 화려한 타자 라인업을 보며 기대했던 10년 전과는 다른 기대감이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온 투수유망주들이 또다른 성공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을지, 그 투수들과 함께 아레나도가 디비전 시리즈를 넘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지. 2019년 콜로라도의 미래는 마운드에 있다.





야구공작소

김동윤 칼럼니스트 / 에디터=박기태




기록 출처: MLB.com, Baseball-Reference, Fan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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