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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2018시즌 리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닻을 올린 해적선의 쾌속질주
등록 : 2018.11.27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최경령)

팬그래프 시즌 전 예상: 76승 86패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

최종 시즌 성적: 82승 79패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




[스포탈코리아] 프랜차이즈 스타 앤드류 맥커친, 그리고 게릿 콜과의 이별. 팬들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겠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본래 이런 팀이다. 스몰마켓 팀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아무리 스타 선수라도 필요에 따라서는 과감히 내쳐야 한다. 그리고 2018시즌이 바로 이런 시즌이었다.



피츠버그는 맥커친과 콜을 각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보내며 시즌을 시작했다. 다만 닐 헌팅턴 단장은 이에 대해 “리빌딩이라는 용어는 우리 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는 것.”이라며 리빌딩에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리빌딩을 할 것이라면 트레이드를 해 달라”고 요청한 2루수 조시 해리슨의 요청을 거부했다.




두 선수에 대한 대가로 받아온 선수들 역시 헌팅턴 단장의 인터뷰와 결을 같이 했다. 피츠버그는 당장 25인 로스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 3루수 콜린 모란, 구원투수 카일 크릭과 마이클 펠리즈를 데려왔다. 또한 미래를 생각해 외야수 제이슨 마틴 및 브라이언 레이놀즈도 같이 영입했다.



두 건의 트레이드를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졌던 오프시즌 영입 선수는 코리 디커슨이었다. 디커슨은 2017시즌 27홈런과 OPS 0.815라는 훌륭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지명할당을 당했다. 피츠버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디커슨은 맥커친의 빈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한편 리그 최고의 구원투수 중 한 명인 펠리페 바스케스를 4년 2,25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으며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았다. 좋은 선수를 염가에 오래 묶어 두는 것은 스몰마켓 팀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바스케스와의 계약은 향후 4년뿐 아니라 그 후 2년 동안 1,000만 달러의 팀 옵션까지 포함하고 있어 현재 성적을 계속 유지한다면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해체, 젊은 선수들에 대한 불안감 등을 이유로 전문가들은 피츠버그의 2018시즌을 ‘쉬어 가는 해’로 여겼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피츠버그의 역습에 다른 팀들이 크게 당황했다. 특히 5월 17일 피츠버그는 지구 선두자리에 깃발을 꽂으며 그야말로 해적들의 면모를 과시했다.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둘 때까지도 지구 선두와 6경기 차,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진출권과 3경기 차를 유지했다.



팀의 경쟁력을 확인한 헌팅턴 단장은 지체하지 않고 고삐를 당겼다. 탬파베이에서 선발투수 크리스 아처, 그리고 텍사스에서 불펜투수 키오니 켈라를 영입한 것이다. 물론 최고 유망주들로 평가받던 우완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 외야수 오스틴 메도우스 등 굵직한 출혈은 있었다. 그러나 아처와 켈라가 앞으로 각각 3년과 2년 동안 염가로 기용할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2018시즌뿐 아니라 그 후까지도 바라본 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영입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8월에 좋은 기세를 몰아가지 못했다. 한 달 동안 10승 16패를 기록하며 지구 선두와 13.5경기 차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아처는 평균자책점 6.45로 아쉬운 모습을 보인 반면, 글래스노우는 탬파베이에서 평균자책점 3.26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헌팅턴 단장은 재빠르게 다음 시즌 준비에 착수했다.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일에 베테랑 코너 내야수 데이비드 프리즈를 LA 다저스로, 유격수 어데이니 에체베리아를 뉴욕 양키스로 보내면서 다시 한 번 미래를 대비했다. 또한 9월 콜업에서는 향후 공백이 생길 자리에 유망주들을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했다.



비록 막판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피츠버그의 이번 시즌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시카고 컵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계속해서 좋은 전력을 유지하며 우승을 노리는 같은 지구 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리빌딩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엎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주요 선수들이 2021시즌까지 계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전도 뚜렷하다. 젊은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타 팀들 역시 피츠버그를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기대를 뛰어넘은 요소 – 선발투수들



제임슨 타이욘 : 32경기 14승 10패 191이닝 평균자책 3.20 fWAR 3.7

트레버 윌리엄스 : 31경기 14승 10패 170.2이닝 평균자책 3.11 fWAR 2.5

조 머스그로브 : 19경기 6승 9패 115.1이닝 평균자책 4.06 fWAR 2.1




올해 피츠버그에서 가장 기대를 뛰어넘은 선수들은 젊은 선발투수 3인방이었다. 특히 고환암에 걸려 고생했던 제임슨 타이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새롭게 장착한 슬라이더가 짧은 시간 사이에 결정구로 등극하며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시즌 시작 후에도 5월 전까지는 이 슬라이더를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낸 타이욘과는 달리 윌리엄스는 상대 타자들의 장타를 억제하며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9이닝당 피홈런은 0.79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 가운데 8번째로 적었다. 윌리엄스가 허용한 평균 타구 속도 역시 시속 85.6마일*로 매우 낮은 수준에 속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후반기 질주였다. 윌리엄스는 후반기 동안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하며 규정 이닝을 채운 모든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과 제이콥 디그롬이 허용한 평균 타구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150회 이상 인플레이를 허용한 투수들 가운데 25위에 해당한다.



머스그로브 역시 타이욘과 마찬가지로 투구 레퍼토리를 바꿨다. 다른 점이라면 타이욘은 새롭게슬라이더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면 머스그로브는 기존에 사용하던 커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흔히 ‘변형 패스트볼’로 불리는 커터와 싱커의 비중을 높였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머스그로브와 트레이드된 콜은 이와 정반대로 휴스턴에서 변형 패스트볼을 크게 줄이고 브레이킹 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반등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패턴에 변화를 준 머스그로브는 자신의 9이닝당 볼넷 허용 개수와 피홈런 개수 모두에서 커리어 최저치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역시는 역시 – 외야수들



스탈링 마르테: 145경기 606타석 155안타 20홈런 33도루 0.277/0.327/0.460 fWAR 3.7

그레고리 폴랑코: 130경기 535타석 177안타 23홈런 12도루 0.254/0.340/0.499 fWAR 2.5

코리 디커슨: 135경기 533타석 151안타 13홈런 8도루 0.300/0.330/0.474 fWAR 2.7




2017시즌 피츠버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바로 외야수들의 부진이었다. 맥커친이 2016시즌의 부진을 씻고 반등했지만 막상 스탈링 마르테와 그레고리 폴랑코가 동반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마르테는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징계를 받았고 복귀 후에 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절치부심 끝에 바라던 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마르테의 타격 성적은 정말 ‘마르테답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2015시즌, 2016시즌과 비슷한 수준의 볼넷과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게다가 전업 중견수로서의 첫해**에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최근 2년 동안 늘 불안했던 피츠버그의 중견 수비 고민을 덜어줬다.



폴랑코는 이번 시즌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로 변신했다. 기존에는 평범한 땅볼/뜬공 비율을 가진 타자였다면, 올해는 타석에서의 참을성이 좋아짐과 함께 발사각을 크게 올리면서 훨씬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로 거듭난 것이다.







표1. 폴랑코의 타격 변화




타격 스타일이 변한 것은 폴랑코만이 아니었다. 디커슨은 폴랑코와 반대로 방망이를 짧게 쥐며 삼진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이는 즉각적인 효과를 봤다. 컨택트 성공률이 훨씬 높아졌고 20% 중반대에 머물던 삼진율은 15%까지 줄었다. 비록 홈런도 13개로 줄었지만 3할타자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 한편 수비에서도 일취월장하며 무려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아쉬웠던 요소 – 내야수들

조시 벨 : 148경기 583타석 131안타 12홈런 2도루 0.261/0.357/0.411 fWAR 0.9

조시 해리슨 : 97경기 374타석 86안타 8홈런 3도루 0.250/0.293/0.363 fWAR 0.3

콜린 모란 : 144경기 465타석 115안타 11홈런 0도루 0.277/0.340/0.407 fWAR 0.7




좋은 점이 많았던 피츠버그에서 굳이 아쉬웠던 부분을 꼽자면 내야다. 보통 장타력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된 1루와 3루에서 장타력을 보인 선수가 데이비드 프리즈뿐이었다. 풀타임 2년차를 맞이한 1루수 조시 벨은 유망주 시절부터 좋은 선구안과 참을성을 가졌지만 장타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7시즌에 26개의 홈런을 치며 그런 평가를 뒤집는 듯했지만 올해는 12개 홈런에 그치고 말았다.



아쉬웠던 선수에 콜린 모란을 넣는 것은 이제 갓 메이저리그를 밟은 루키에게 가혹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란에게 3루 유망주에게 기대되는 장타 능력이 크게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프리즈와 플래툰을 이뤄 거의 우투수만을 상대했던 결과로 받은 순수장타율 0.130의 성적은 크게 아쉽다. 게다가 62타수에 불과하지만 좌투수 상대로는 0.177/0.261/0.242를 기록해 당장은 플래툰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였다.



아직 젊은 선수들인 벨과 모란보다 더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베테랑 조시 해리슨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자원이었기 때문에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그가 마지막 불꽃을 태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하거나 타 팀으로 팔릴 만한 트레이드 자원이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해리슨의 트레이드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를 설득해 잔류시킨 피츠버그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타격 성적은 낮아진 인플레이 타율로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수비에서마저 불안함을 노출하며 해리슨은 2018시즌 피츠버그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이 멤버로 보물섬 찾기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구형 모터들을 신품으로 교체한 피츠버그 해적선은 이번 시즌 쾌속질주의 맛을 봤다. 다만 피츠버그 해적선이 가장 빠른 배는 아니었다. 이미 컵스와 밀워키, 세인트루이스 모두 최상급의 배를 갖췄으며 신시내티 역시 신형 모터를 살 준비를 하고 있다.



피츠버그가 당장 우승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젊기에 이번 시즌보다 잘할 수도 있지만 잘했던 한 해를 반복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헌팅턴 단장이 적어도 3년은 유지 가능한 팀을 만들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한편 2019시즌 전력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거포 3루수 강정호와의 재계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너 내야수들의 장타력 부재가 컸던 2018시즌이었던 만큼 이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피츠버그 야수진에서 비교적 약한 포지션으로 손꼽혔던 키스톤 콤비 조디 머서와 해리슨이 떠나는 것이 오히려 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각각 OPS 0.758과 0.856을 기록했던 유망주 케빈 뉴먼과 케빈 크레이머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먼은 수비 좋은 유격수로, 크레이머는 타격이 좋은 2루수 혹은 유틸 자원으로 전망됐던 만큼 필요한 조각은 딱 알맞은 상태다.



스몰마켓의 한계로 인해 대형 FA 영입은 어려운 피츠버그다. 즉 앞으로도 대형 트레이드가 아니라면 이 멤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과연 피츠버그가 지금의 선원들을 기반으로 언젠가 한 번 다른 팀들보다 먼저 보물섬을 차지하게 될까? 그 여정은 이제 막 닻을 올렸다.





야구공작소

이해인 칼럼니스트 / 에디터=오연우




기록 출처: MLB.com, Fan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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