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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52% ''휴스턴 2017 챔피언 박탈'', 그럼 다저스가 우승? [댄 김의 MLB 산책]
등록 : 2019.11.22
[스타뉴스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AFPBBNews=뉴스1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수사가 보다 더 깊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22일(한국시간) 이번 스캔들에 대한 수사가 2017년 시즌뿐 아니라 2018년과 2019년 시즌에 대해서도 확대될 것이며 조사 과정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의혹들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날 텍사스 알링턴에서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 구단주 미팅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휴스턴 스캔들에 대한 수사는 인간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준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시즌뿐 아니라 2018, 2019시즌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될 것이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능한 모든 범위까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지금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이 발언은 이번 주 초 자신이 “현 시점에서 이번 스캔들이 휴스턴 구단을 넘어 퍼져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없다”고 말한 것이 조사 범위를 축소하길 원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의혹을 뿌리째 뽑겠다는 단호한 수사 의지를 강조해 그런 의심의 눈초리가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과연 이번 조사로 인해 의혹의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휴스턴은 과연 어떤 징계를 받게 될까 하는 것이다. 특히 만약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가 휴스턴에 사인 훔치기로 타이틀을 도둑 받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타이틀이 박탈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만약 타이틀 박탈 결정이 나온다면 다저스가 이제 와서 우승팀으로 선언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제 겨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에서 이런 질문에 답하기는 힘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관련자들에 대한 자격 정지와 제명, 구단에 대한 벌금 및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등 역대급 징계 조치가 떨어질 것은 확실해도 그것이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타이틀 박탈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리고 만에 하나 타이틀 박탈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그것이 다저스의 우승 선언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혀 없다.

사실 미국에선 특히 대학풋볼과 대학 농구 등 인기 대학스포츠에서는 부정행위로 인해 경기 결과가 취소되거나 몰수패로 결과가 정정된 사례가 다수 있었다. 관련 규정 위반과 부정행위로 학교가 선수 영입과 장학금 지급에 제한을 받는 징계를 받는 사례는 흔하게 생각될 정도로 거의 매년 꼬리를 물고 반복됐다.

특히 드물지만 부정행위 정도가 심하거나 이미 징계를 받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부정행위를 되풀이한 경우 일정기간 동안 프로그램 자체를 금지시키는 소위 ‘사형선고(Death Penalty)'가 내려진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87년 SMU(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풋볼팀이 1년간 풋볼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소위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단.  /AFPBBNews=뉴스1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단. /AFPBBNews=뉴스1
하지만 프로스포츠에서는 부정행위 발생시 대부분 관련자들에 대해 자격정지나 박탈 등 개인 차원으로 징계가 집중되고 구단도 벌금과 드래프트 지명권 몰수, 프리에이전트 선수 계약 제한 등의 징계를 받지만 경기 결과를 몰수하거나 팀의 승리나 타이틀을 무효 또는 박탈하거나 기록 자체를 말소하는 조치가 나온 적은 없었다.

그 유명한 1919년 월드시리즈의 승부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의 경우도 슈리스 조 잭슨 등 여러 선수들이 영원히 메이저리그에서 축출됐고 그들의 기록은 말소됐지만 조작된 경기들인 월드시리즈 결과는 아직도 그대로 기록에 남아 있다. 물론 이 경우는 고의적으로 패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사건의 주범들이었기에 결과가 바뀌어야 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경기 기록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휴스턴의 부정행위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는 쪽으로 쏠린 것 같다. 뉴욕주의 시튼 홀 대학이 이번 주 전화통화를 통해 712명의 성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과반수가 넘는 응답자의 52%가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만약 조사 결과 휴스턴이 구단의 주도하에 장기간에 걸쳐 철저하게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실시해 온 것으로 드러나 여론이 더욱 악화될 경우 ‘타이틀 박탈’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타이틀 박탈의 경우 후속조치에도 어려움이 많아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타이틀 박탈보다는 관련자들에 대한 영구 축출 등 중징계와 구단에 대한 벌금과 드래프트 지명권 박탈, FA 계약 금지 등의 징계를 부과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휴스턴 외에 다른 구단들도 전자기기를 사용한 사인 훔치기를 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69%가 이에 “예스”라고 답해 사인 훔치기 의혹이 휴스턴 구단을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에 퍼져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인 훔치기와 경기력 향상용 악물 복용 중 어느 쪽이 더 심각한 부정행위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5%만이 사인 훔치기를 꼽아 대부분은 사인 훔치기를 약물 복용만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지 않음을 드러냈다.

LA 다저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그리고 만에 하나 타이틀 박탈 징계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것으로 인해 타이틀이 다저스로 옮겨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런 식이라면 휴스턴에 패해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뉴욕 양키스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도 문제가 된다.

미국 대학스포츠의 경우 1971년 이후 부정행위로 인해 우승팀이 타이틀을 박탈당한 경우가 12번 있었는데 그로 인해 대체 우승팀이 지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정행위로 타이틀을 도둑맞았다고 내가 진짜 챔피언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우승 트로피를 얻는 것이 그리 내키는 일도 아니다. 결국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다저스 팬들에게 어떤 큰 위안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휴스턴의 ‘다이너스티’는 이제 산산조각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모두 100승 이상을 올리며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휴스턴은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한동안 최고의 다이너스티를 구가했겠지만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에이스 게릿 콜도 떠날 것이 확실하고 구단 중역들과 스카우트, 코칭스태프도 상당수가 자격 정지나 제명 등 중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또 선수들은 속임수를 쓴 자들이라는 팬들의 비난으로 한동안 ‘주홍 글씨’를 달고 다녀야 할 것이고 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사실상 ‘식물구단’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휴스턴이 식물구단이 된다면 특히 같은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팀들인 오클랜드와 LA 에인절스, 텍사스 등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오프시즌에 거액 투자를 벼르고 있는 에인절스의 경우 콜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류현진, 앤서니 렌던 등 특급 FA들 가운데 2명 이상을 붙잡는 등 효과적으로 전력보강에 성공한다면 휴스턴을 대체할 새로운 파워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사건으로 메이저리그 파워 구도에 과연 어떤 지각변동이 찾아올지 흥미롭다.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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