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전체

[오키나와 스토리] '은퇴 박정진, ''호주 연락 왔지만, 20년 한화맨 자부심''
등록 : 2019-02-11

[OSEN=오키나와(일본), 이상학 기자] 영원한 한화맨, 투수 박정진(43)이 은퇴 후 일본 오키나와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박정진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프런트 연수 자격으로 참가 중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한화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던 그는 한국인 선수들로 구성된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 리아의 연락도 받았지만 고사했다. 한화가 아니면 더 이상의 선수 생활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친정팀의 제안을 받고 프런트 연수를 받으며 전력 분석 및 외국인 스카우트 업무를 준비한다. 

세광고-연세대 출신으로 지난 1999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박정진은 20년 통산 691경기 789⅓이닝을 던지며 45승43패35세이브96홀드 평균자책점 4.55 탈삼진 722개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부터 불펜 필승조로 활약, 한화 암흑기에 몇 안 되는 희망을 줬다. 한화에서 두 번 FA 계약을 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좌완으로 타점 높은 투구폼,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로 타자들에 까다로운 존재였다.  

프로 선수 20년을 오롯이 한화에서 보낸 박정진은 제2의 인생도 한화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다. 다음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정진과 일문일답. 

- 한화와 다시 인연이 닿았는데 어떻게 됐나.  

▲ 1월 중순 구단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 선수가 아니더라도 야구 쪽 일을 계속 하고 싶었다. 제의를 받아들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전력 분석과 해외 스카우트 업무를 하게 될 것 같다. 많은 공부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선수로서의 미련이 남지 않는가. 
▲ 이제 없다. 처음에는 많이 아쉬웠지만 두 달을 쉬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순리대로 가야 했다. 선수로서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바뀐 위치에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 다른 팀에서 영입 제의는 없었나. 
▲ (KBO리그) 제의는 없었다. 한화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릴 때도 다른 팀으로 갈 마음이 없었다. 사실 호주 질롱 코리아에서 연락이 오긴 했다. (한화에서 함께한) 구대성 감독님이 아니라 구단 쪽에서 연락이 왔지만 생각이 없었다. 야구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은 뒤였다. 

- 선수 20년을 한화에서만 한 자부심이 있을 듯하다. 
▲ 부상에 방출 위기도 있었지만 20년을 버틸 수 있었다. 운이 정말 좋았다. 선수 생활 동안 위기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았다. (지난해) 명예롭게 마무리하진 못했지만 이렇게 구단에서 다시 손을 뻗어주셨다. 한화와 계속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 20년을 한화에서 뛴 자부심을 느낀다. 

-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 특별한 순간보다는 많은 지도자 분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했다. 재활군에 있을 때 코치셨던 이상군 전 감독대행님(현 스카우트총괄), 한용덕 감독님이 옆에서 많은 힘을 주셨다. 재활 후에는 한대화 감독님이 부임하셨다. 그때부터 신기하게 몸 상태가 좋아졌다. 그때부터 이상하게 내 슬라이더를 타자들이 잘 치지 못하더라(웃음). 2010년부터 제대로 된 야구를 한 것 같다. 

- 그 이전에는 유망주였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 나이도 어렸고, 성숙하지 못한 시기였다. 젊은 패기로 맞섰지만 당시 팀에는 레전드 투수들이 너무 많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당시 최고 투수 선배님들을 옆에서 본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신인 때부터 선배들과 운동하며 느낀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었다. 같이 한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다. 

- 선수 생활 동안 부상으로 재활도 오래 했다. 
▲ 프로에서 20년 선수 생활을 했지만 절반은 재활을 한 것 같다. 많이 아팠고, 부상 선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오늘 좋다가 내일 아프면 의욕이 떨어진다. 답답하지만 그럴수록 급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 1%라도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며 참고 인내해야 한다. 

- 지난해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을 것 같은데. 
▲ 팬들께서 많이 안타까워하셔서 죄송했다. 선수 유니폼을 벗기 전에 가을야구에 우승까지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해 가을야구를 TV 중계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팀이 가는 방향이 있다.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 박정진에게 한화 이글스란 어떤 의미인가. 
▲ 내 인생이다. 선수로서 20년을 했고, 이제는 그라운드 뒤에서 팀을 지원해야 한다. 더 이상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다시 한화 이글스의 일원이 돼 같이 호흡하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 한화팬들을 야구장에서 다시 보면 반가울 것이다. 

- 앞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은 어떻게 그리나. 
▲ 뭐든 살아가는 데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다. 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 습득하고 축적해야 한다. 선수 때와 다른 생활 패턴인 만큼 새롭게 배운다. 선배 지도자님들 말씀도 새겨듣고 있다. 책 읽는 습관부터 들이며 여러가지로 공부하고 있다. 현장 감이 떨어지지 않게, 트렌드 흐름에 맞춰 준비하겠다. 이번 캠프에서 좋은 경험을 쌓겠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 밴드
  • 카카오스토리
  • 카카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많이본뉴스

  • 유투브
  • 카카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 유투브